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수사체계 개편에 따른 경찰의 수사 역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최근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장모 살해·아내 납치 사건'을 계기로 관계성 범죄에 대한 대응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동훈 의원 자녀의 허위 스펙 의혹과 서울시 한강버스 사업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경찰의 수사 완결성 등 수사 역량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검찰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가 폐지되면서 경찰 수사의 부실화와 사건 적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검사의 보완수사권까지 폐지되면 수사권을 가진 경찰의 부실 수사 우려가 있다"며 "최근 장윤기 사건이나 과거 부산 돌려차기 사건 등 경찰의 부실 수사가 검찰의 보완수사로 드러난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이 완결적인 수사를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수사심의위원회 신청 건수가 계속 늘고 있다"며 "수사 완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경찰 수사의 책임성과 완결성, 신속성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국민의) 우려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보완 수사 전담관리팀을 신설해 관리하고 보완 수사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고 청장은 경찰의 투명성과 전문성·완결성에 대해 스스로 몇 점을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70점 정도"라고 답했다.
'송파 장모 살해·아내 납치 사건' 등과 같은 관계성범죄와 관련해선 구속영장 신청 등 절차를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청이 다른 시 도청에 비해 스토킹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기각률이 높고, 관계성 범죄 가해자를 유치장에 유치하는 조치도 전국 평균 대비 낮다는 지적이다.
고 청장은 "관계성 범죄 신고가 들어오면 과거 신고 이력부터 전부 분석해서 위험을 판단했다"며 "되도록 분리해서 구속영장 신청이나 유치장 보호 등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장을 신청할 때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기각률을 낮출 수 있도록 대처해달라'는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의에는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동훈 딸 '허위 스펙 의혹' 수사 상황 점검"…"한강버스 의혹도 확인"
이날 국감에서는 과거 경찰이 불송치 결정한 한동훈무소속 의원 자녀의 허위 스펙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적정성을 재점검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서울경찰청은 2022년 해당 의혹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다음해 12월 불송치 결정했다. 당시 경찰은 한 의원 배우자를 서면조사 방식으로 한 차례 조사했고 강제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딸 허위 스펙 사건은 1년8개월 동안 수사를 진행했지만 압수수색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권력자의 눈치를 보는 전형적인 부실 수사였다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고 청장은 "당시 수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미흡한 부분이 없는지를 다시 한번 수사 사항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강버스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한강버스 선박 건조업체 선정 과정의 뇌물·리베이트 의혹이 담긴 수사의뢰서를 공개하며 "통화 녹음과 목격자 진술 등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을 향해 이 서류가 청장 손에 도달하면 서울시나 서울시장과 관련된 사건이라는 이유로 눈치를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서울시 실무자들이 수사의뢰서까지 작성했던 사안이라면 수사해야 한다"며 인지수사가 가능한 사안인지 질문했다. 이에 고 청장은 "가능하다"며 "수사 개시가 될 만한 단서가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이날 진행된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해당 논란과 관련해 감사원 감사청구와 수사의뢰를 동시에 지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