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막는 마라톤 '부글'…"VR 기기 쓰고 러닝머신서 뛰어라" 풍자 화제

류원혜 기자
2026.11.04 09:16
서울 도심 마라톤 대회의 잇따른 교통 통제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VR(가상현실) 기기를 쓰고 실내 러닝머신에서 달리라는 풍자적 아이디어가 등장해 온라인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사진=스레드

서울 도심 마라톤 대회의 잇따른 교통 통제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VR(가상현실) 기기를 쓰고 실내 러닝머신에서 달리라는 풍자적 아이디어가 등장해 온라인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4일 SNS(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마라톤 아이디어 제시한다"는 글과 함께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가 확산했다.

이미지에는 VR 기기를 착용한 마라토너들이 실내에 설치된 러닝머신 위에서 나란히 달리는 모습이 담겼다. 작성자는 "(러닝머신을 뛰어) 발전시킨 전기는 공공시설물로 송전한다"고 설명했다.

도심 도로를 통제하며 진행하는 마라톤 대신 실내에서 달리고 전기까지 생산하자는 발상이다. 최근 서울에서 잇따라 열리는 마라톤 대회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과 피로감에서 비롯된 풍자로 보인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아이디어에 찬성한다", "운동도 하고 전기도 생산하고 돈도 벌고", "시민들에게 피해 주지 않는 좋은 방법" 등 반응을 보였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을지로 일대에서 마라톤 대회 개최로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사진=뉴스1

앞서 지난 1일 서울에서는 JTBC 서울마라톤이 열렸다. 선수와 운영진 등 3만5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광화문광장에서 올림픽공원까지 이어지는 풀코스와 상암월드컵공원에서 여의도공원까지 이어지는 10㎞ 코스로 진행됐다.

장시간 주요 도로가 통제되면서 시내버스 190개 노선이 임시 우회하는 등 시민들의 이동에 불편이 발생했다. 주말마다 대규모 마라톤 행사가 반복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는 불만도 이어졌다.

시민들은 "도심 말고 한적한 곳에서 뛰어라", "왜 서울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냐", "주말 서울에서 길 막는 건 무슨 짓인지", "도대체 남들 달리는 걸 왜 배려해야 하냐", "잠실에서 오금 가는 데 1시간 걸렸다" 등 비판에 나섰다.

대회가 끝난 뒤 서울 도심 곳곳에 쓰레기가 방치된 모습까지 공개되면서 참가자들의 시민의식과 행사장 관리 문제도 논란이 됐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을지로 일대에서 마라톤 대회 개최로 도로가 통제된 모습(왼쪽)과 대회가 끝난 뒤 도로에 쓰레기가 방치된 모습./사진=뉴스1, 스레드

논란이 확산하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SNS를 통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최 측에 코스 조정을 여러 차례 요청하며 협의했지만 끝내 대규모 불편을 막지 못했다"며 "내년 마라톤 대회 코스와 일정을 원점에서 다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도로 통제 책임은 경찰에 있다고 강조했다. 현행 국민체육진흥법상 마라톤 대회는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나 승인 대상이 아니다. 중앙정부 등 공공기관의 주최·후원을 근거로 경찰의 교통 통제가 이뤄진다.

오 시장은 "서울시 혼자 힘으로는 한계가 많다. 언론사와 공공기관을 비롯한 마라톤 대회 주최 측은 후원과 개최를 결정할 때 시민들이 겪으실 불편도 무겁게 고려해 달라"며 "서울시 역시 정부와 경찰, 개최사 등과 머리를 맞대고 근본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달 대규모 교통 통제가 반복될 예정이다. 서울시가 공개한 11월 광역 교통통제 예정 마라톤 대회는 총 7개다. 지난 1일 열린 JTBC 서울마라톤 대회를 제외하면 6개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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