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절도범 못 잡는대요" 별점 1.4…경찰 리뷰 사이트 등장 '명과 암'

류원혜 기자
입력 2026.11.05 16:36 수정 2026.11.05 16:52
지난달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된 가운데 경찰서와 담당 수사관을 평가하고 후기를 공유하는 '경찰서 리뷰 사이트'가 등장했다./사진=폴리스맵 홈페이지

지난달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된 가운데 경찰서와 담당 수사관을 평가하고 후기를 공유하는 '경찰서 리뷰 사이트'가 등장했다.

5일 인터넷 사이트 '폴리스맵'(PoliceMap)에 접속하면 '국민 참여형 수사기관 평가 플랫폼'이라는 소개 문구가 나온다. 지난달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등장한 이 사이트는 일반 시민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이트에는 전국 경찰서 263곳과 수사부서 2688곳의 정보가 등록돼 있다. 고소·고발인과 참고인, 변호사 등 수사 절차를 경험한 이용자는 해당 경찰서의 수사 과정에 대한 평점과 후기를 남길 수 있다.

평가 대상은 경찰서뿐 아니라 수사 부서와 개별 수사관이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수사관의 이름은 일부 가려진 상태로 공개된다. 담당 수사관 이름을 적으면 '김*수'와 같은 형태로 표시된다.

평가 항목은 △공정성·중립성 △절차 준수 △조사 태도 △소통·연락 응대 △신속성 등 5가지다. 각 항목에 5점 만점의 평점을 매길 수 있다.

수사 과정에서 겪은 일을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사건 공론화' 게시판도 운영한다. 특정 경찰서의 수사 지연이나 조사 절차, 민원 응대 과정에서 겪은 문제를 게시하면 다른 이용자들이 공감을 표시할 수 있다.

사이트 측은 경찰 수사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를 축적해 공권력 행사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개설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사권 조정 이후 대부분의 사건은 경찰 단계에서 시작되고 경찰 단계에서 끝난다. 그 과정을 지켜보고 기록하는 시민의 도구는 없었다"며 시민들의 평가를 통해 우수한 경찰관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수사 과정에서 반복되는 문제를 조기에 파악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사이트에 등록된 평가와 게시글은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41건이다. 한 이용자는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해 지난 3월 사기 혐의로 고소했으나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며 "수사 지연과 더불어 사건 처리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다른 이용자는 현직 경찰관을 단순폭행 혐의로 고소한 경험을 공유하며 "사건 담당 청문감사관이 조용히 합의할 것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이용자가 경찰서에 남긴 평점은 1.8점이다.

다만 게시물에 담긴 내용은 이용자들의 주장으로 실제 수사 과정에서 부당한 행위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용자가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게시물에 '증빙 확인' 표시가 붙지만, 이는 자료 제출 여부만 확인했다는 의미일 뿐 내용의 진위까지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게시물에 대한 법적 책임도 작성자에게 있다.

지난달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된 가운데 경찰서와 담당 수사관을 평가하고 후기를 공유하는 '경찰서 리뷰 사이트'가 등장했다./사진=폴리스맵 홈페이지

폴리스맵을 두고는 시민의 경찰 감시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와 평가의 객관성을 둘러싼 우려가 엇갈린다. 시민들이 경찰 수사 과정을 직접 평가하고 경험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공권력 행사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 의견도 있다.

반면 수사 결과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건 당사자가 평가하는 만큼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확산할 경우 경찰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피의사실 공표 등 법적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사이트 측은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해 자체 운영 원칙도 마련했다. 인신공격과 사생활 침해, 허위 사실이 담긴 게시물을 금지하고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삭제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서로 다른 회원 5명 이상이 신고한 게시물은 자동으로 비공개된다. 수사관 본인이나 대리인이 개인정보의 삭제·정정을 요청하면 즉시 임시 비공개 처리된다.

한편 지난달 2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직접 수사·보완 수사권을 폐지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이 일반 형사사건 수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담당한다.

검사는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으며 경찰은 원칙적으로 1개월 이내에 이를 이행해야 한다. 고소·고발 사건은 원칙적으로 3개월 안에 송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사가 지연되거나 위법·부당한 수사가 이뤄진 경우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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