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열리는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 대표팀의 8강 진출을 결정지을 운명의 '대만전' 선발 투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한국 타자들에게 '좌승사자'로 군림했던 좌완 린위민(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대신 한국 에이스들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우완 파이어볼러 3인방'이 한국전 핵심 카드로 배치할 것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대만 매체 산리뉴스(SETN)이 2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대만 대표팀의 WBC 선발 투수 윤곽이 어느 정도 나왔다. 대만은 오는 3월 도쿄돔에서 C조 1라운드 예선에서 호주(5일), 일본(6일), 체코(7일), 한국(8일) 순으로 경기를 치른다. 일정이 다가온 만큼 선발 로테이션도 내부적으로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만은 일본전을 야간에 치른 뒤 다음 날 낮에 체코전이 배치된 부분에 대해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좌완 린위민의 이름이 한국전에 나서지 않을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대만 코칭스태프는 최근 구위가 절정에 오른 우완 투수들 중심으로 한국전을 치른다고 한다.
한국전 선발 및 핵심 보직으로 거론되는 첫 번째 주인공은 구린루이량(26·닛폰햄 파이터스)이다. 구린루이양은 두산 베어스 곽빈(27)과 우정을 나누며 국내에서 합동 훈련까지 실시한 것으로 잘 알려진 선수다.
2018시즌부터 2024시즌까지 대만프로야구리그(CPBL)를 평정한 구린루리양은 2025시즌을 앞두고 일본프로야구(NPB)로 건너갔다. 2025시즌 NPB 7경기에 나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3.62의 성적을 남겼다. 시속 150km 중반대의 강력한 직구와 예리한 포크볼을 주무기로 하는 투수다. 다만 지난 21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비공개 연습경기에서 2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하며 다소 부진했다.
구린루이양과 함께 마운드를 지킬 카드는 우완 첸포위(25·피츠버그 파이리츠 산하 마이너)다. 첸포위는 2019년 기장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당시 소형준(KT 위즈), 사사키 로키(LA 다저스) 등 각국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맞붙었던 '라이벌이자 동기'다. 소형준이 KBO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했듯, 천보위 역시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으며 대만 마운드의 핵심으로 거듭났다. 2020년 피츠버그 파이리츠에 입단한 첸포위는 어느새 트리플A까지 승격했다.
여기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산하 좡천중아오(26)가 벌떼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할 예정이다. 우완 불펜 자원인 좡천중아오는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강속구가 무기인 투수로 한국 타자들에게는 생소한 유형이라 공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 상대로 뛰어난 투구를 선보였던 린위민은 가장 첫 경기인 호주전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고 한다. 우완 강속구 투수 쉬러시(25·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함께 '1+1'으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가 등판하는 일본전에는 마이너리그 유망주 린웨이언(21·어슬레틱스 산하 더블A)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대만은 그동안 WBC 무대에서 한국을 상대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2024 프리미어12 등에서 한국을 잇달아 꺾으며 자신감이 붙은 상태다. 이번 WBC에서는 자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비롯해 안현민(KT 위즈), 김도영(KIA 타이거즈) 등 우타자들이 보강되자 오히려 우타자를 내세우는 모양새다.
결국 승부의 추는 대만의 '우완 물량 공세'를 한국 타선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략하느냐에 달려 있다. 특히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도 일본전(7일 오후 7시) 직후 대만(8일 낮 12시)을 낮 경기로 만나는 일정인 만큼, 기술적인 부분 못지않게 체력과 집중력 싸움이 8강행 티켓의 주인공을 가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