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약 문 열리는 '위고비'…가격 전쟁 속 K바이오 '장기지속형' 초점

복제약 문 열리는 '위고비'…가격 전쟁 속 K바이오 '장기지속형' 초점

김선아 기자
2026.02.25 16:30

오는 3월부터 위고비 중국·인도 특허 만료…제네릭 출시 대기 속 노보는 가격 인하
신흥국 중심 '가격 전쟁' 본격화…국내 기업은 장기지속형 기술로 고부가가치 전략

세마글루타이드 시장규모/디자인=김현정
세마글루타이드 시장규모/디자인=김현정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의 특허가 오는 3월부터 중국, 인도 등에서 잇따라 만료되면서 비만약 시장이 본격적인 가격 경쟁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은 제네릭(복제약) 대신 장기지속형 기술 등으로 고부가가치 전략으로 가격 전쟁 속 차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중국과 인도, 캐나다 등에서 세마글루타이드의 핵심 특허가 만료된다. 이들 국가에선 이미 제네릭 출시를 준비 중인 기업들이 10곳 이상 대기 중이다. 인도 제약사 닥터 레디스 래보라토리스는 인도뿐 아니라 캐나다를 포함한 약 87개국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중국에서 위고비 주사제 고용량 제품의 가격을 절반으로 인하하는 등 제네릭에 대한 선제적 방어에 나섰다. 경쟁자인 일라이 릴리도 덩달아 중국 내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신흥국을 중심으로 비만 치료제의 가격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국내에선 경구용(먹는) 위고비 제네릭을 개발 중인 삼천당제약 외에는 뚜렷한 개발 동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약물의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 개발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셀트리온(244,500원 ▼4,000 -1.61%)도 4중 작용제 등 차별화된 신약을 통해 비만약 시장에 진입하겠단 입장이다.

이는 펩타이드 의약품에 대한 각국의 규제가 상이해 대응이 복잡하단 점과 개발 비용을 고려했을 때 수익성이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동시에 고려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허 만료 전부터 인하된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저렴하게 출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리지널과의 동등성 입증에 많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노보 노디스크는 자신들이 제형을 개선한 뒤 허가를 받을 때도 생동성시험을 대규모로 수행하고, 중국와 인도에서 만들어진 저렴한 세마글루타이드 원료의약품(API)에 대한 품질평가를 진행해 논문까지 냈다"며 "가격뿐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제네릭을 방어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허 만료 시점이 국가마다 다르단 점도 사업적 기회를 가늠하는 데 변수로 작용한다. 세마글루타이드의 주요 특허는 한국에서 2028년,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선 2031년에 만료될 예정이다. 국내 기업의 경우 중국과 인도 기업이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박리다매' 전략을 펼 수 있는 것과 상황이 다르다. 중국과 인도의 세마글루타이드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전체 글로벌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상회한다.

국내 기업들은 '장기지속형'에 방점을 찍었다. 삼성에피스홀딩스(673,000원 ▼1,000 -0.15%)는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을 통해 GLP-1 등 펩타이드 약물의 투여 주기를 늘리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 중이다. 펩트론(281,500원 ▲10,000 +3.68%), 지투지바이오(105,500원 ▲4,700 +4.66%), 인벤티지랩(81,800원 ▲3,800 +4.87%) 등 미립구 기반 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도 잠재 파트너사들과 물질이전계약(MTA) 등을 기반으로 효능과 개발 가능성 등을 검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비만 치료제 시장은 제네릭의 출시로 낮아진 약가에 맞춰 제품을 출시하면서도 마진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립구 기반 약물은 그 안에 들어가는 약물보다 고분자의 가격이 높은 편이라 약물 함량을 높여 원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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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김선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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