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가 절실했던 대만이 '복병' 호주에 무너지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조별리그 통과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한국전에 등판할 것으로 유력했던 우완 첸포위(25·피츠버그 파이리츠 산하 마이너)까지 등판했지만 완패했다.
대만은 5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 '2026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C조 1차전서 0-3으로 졌다. 호주 마운드의 탄탄함에 막혀 1점도 뽑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대만은 첫 단추부터 완전히 잘못 꿰게 됐다. 조2위까지 주어지는 8강행 티켓을 놓고 가장 중요한 승부처였던 호주전 패배는 대만 야구계에 거대한 충격을 안긴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호주는 소중한 1승을 획득하며 지난 2023 WBC에 이어 2회 연속 8강행에 청신호를 켰다.
이날 호주는 트래비스 바자나(2루수)-커티스 마에드(3루수)-애런 화이트필드-알렉스 홀(지명타자)-제러드 레일(유격수)-릭슨 윈그로브(1루수)-로비 퍼킨스(포수)-크리스 버키(좌익수)-팀 케넬리(우익수)로 라인업을 꾸렸다.
이에 맞선 대만은 스튜어드 페어차일드(중견수)-안코린(지명타자)-첸제셴(우익수)-유챙(3루수)-니엔팅 우(1루수)-치엥군위(유격수)-린쯔웨이(2루수)-샤오홍챵(포수) 순으로 타순을 구성했다.
이날 경기는 치열한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대만의 문동주'로 불리는 '파이어볼러' 대만 선발 쉬러시(26·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에 맞선 호주 선발 알렉산더 웰스(29) 역시 호투했다. 알렉산더는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라클란 웰스의 쌍동이 친형인 선수다.
팽팽했던 0의 균형은 5회말 깨졌다. 대만은 2번째 투수 우완 첸포위를 올렸다. 여기서 대만은 호주 선두타자 릭슨 윈그로브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헌납하며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첸포위는 1볼-1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한 가운데 시속 91.4마일(약 147km) 직구를 던졌으나 로비 퍼킨스는 그대로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만들어냈다.
6회초 대만은 곧장 기회를 만들었다. 2사 이후 안코린이 우전 안타를 쳤고 후속 타자 첸제셴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이어진 2사 1, 2루 득점권 기회가 찾아왔으나 유챙이 3루 땅볼을 만드는 데 그쳤다.
6회말 호주 역시 2사 이후 제러드 데일의 볼넷과 릭슨 윈그로브의 안타로 1, 2루로 재차 득점권 기회를 잡았다. 5회 홈런을 쳤던 퍼킨스까지 침착하게 볼네슬 골라냈다. 하지만 크리스 버키가 범타로 물러나 2점 차 리드를 유지했다.
호주는 7회말 1사 이후 1번 타자 바자나가 대만 4번째 투수 장이가 던진 초구(94마일, 직구)를 통타해 우월 솔로포를 만들어냈다. 2점 차 리드가 3점 차로 변했다.
대만은 마지막 9회초 1사 이후 1, 2루 기회를 만들어봤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적시타는 나오지 않았고, 3안타로 꽁꽁 묶이며 끝내 0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역시 투수 운용의 실패다. 당초 대만은 호주를 상대로 조기 승기를 잡고, 오는 한국전에 '에이스' 첸포위를 아껴둘 심산이었다. 하지만 호주 타선의 끈질긴 공세에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대만 벤치는 결국 벼랑 끝 심정으로 첸포위를 조기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한국 타자들에게 까다로운 유형으로 평가받으며 '한국전 표적 선발'이 유력했던 첸포위였지만, 이미 분위기가 넘어간 상황에서 등판한 그는 호주 타선을 잠재우는 데 그쳤을 뿐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결과적으로 대만은 '경기도 내주고, 한국전 필승 카드까지 소모하는' 최악의 악수를 둔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