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가동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축 공격진 구축이 사실상 완성된 모양새다. 소속팀은 물론 최근 대표팀에서도 최전방에 포진하던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이 측면으로 이동하고, '물오른' 오현규(베식타시JK)가 대신 원톱 역할을 맡는 형태다.
오현규가 현재 대표팀 공격 자원 가운데 가장 기세가 가파르다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KRC헹크(벨기에)를 떠나 베식타시JK(튀르키예)로 이적한 뒤 공식전 5경기에 출전해 4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무득점에 그친 경기는 단 1경기뿐, 나머지 4경기에선 모두 골맛을 봤다. 이제 막 시즌이 시작된 손흥민도 4경기에서 무려 1골 5도움을 기록 중이지만, 득점력 지표에선 오히려 오현규가 우위다.
그동안 손흥민의 백업 역할에서 이제는 당당히 대표팀 주전 원톱 자격도 충분하다. 실제 월드컵 예선을 마치고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 모드에 돌입한 뒤 오현규는 최근 A매치 6경기 중 단 2경기에만 선발로 나섰다. 3경기에는 교체로 투입됐고, 1경기는 결장했다. 반면 손흥민은 같은 기간 4경기에 원톱 선발로 출전했다. 손흥민과 오현규가 맞교체되는 경기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오현규의 입지는 '손흥민 백업'이었다.
그러나 오현규의 최근 흐름을 보면 대표팀 백업으로 활용하기에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특유의 전방 압박 등 최전방에서 부지런한 움직임에 문전 집중력, 과감한 슈팅 능력까지 그야말로 '물이 올랐다'는 평가다. 아직 월드컵까지 100일 가까이 남은 만큼 변수도 적지 않지만, 어느 정도 상승세만 유지할 수 있다면 손흥민 대신 후반에 투입되는 조커가 아닌 대표팀 주전 역할도 충분히 기대해 볼만하다.
그렇다고 손흥민이 설 자리가 없는 건 아니다.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의 조커 기용 가능성까지 내비친 상태지만, 그래도 '베스트'는 선발 기용이다. 오현규가 원톱에 나서면 손흥민은 대신 왼쪽 측면에 포진할 수 있다. 손흥민이 선수 시절 가장 오래 뛰었고, 그래서 가장 익숙한 자리이기도 하다. 지적 않은 나이인 만큼 최전성기의 스피드까진 아니더라도, 소속팀 경기 등에서 보여주는 움직임은 여전히 남다른 클래스를 보여주고 있다. 애초에 사이드 라인을 따라 측면에만 머무는 유형의 선수도 아니어서, 오현규 대신 원톱 자리를 내주고 측면으로 이동하는 것에 사실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어렵다.
손흥민과 오현규에 이어 반대편 오른쪽 측면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앞선 손흥민·오현규와는 다른 유형으로 홍명보호 공격 전개에 창의성을 더할 수 있다. 이미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마지막 A매치였던 가나전에서 손흥민·오현규·이강인 조합으로 선발 공격진을 꾸린 바 있다. 9월 멕시코 원정 당시에도 손흥민이 후반 교체로 투입되면서 같은 형태의 공격진이 자리 잡아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준 바 있다.
북중미 월드컵 공격진 구성은 이 3명을 중심으로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조규성(미트윌란) 이재성(마인츠05)이 백업으로, 여기에 엄지성(스완지 시티)이나 배준호(스토크 시티) 등 젊은 윙어나 이동경(울산 HD) 등 국내파가 일부 더해지는 형태로 구성될 전망이다. 이들이 월드컵 전까지 각자 소속팀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월드컵 승선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홍명보호 공격진 '완전체'가 될 손흥민·오현규·이강인은 당장 코트디부아르(중립)·오스트리아(원정)로 이어지는 3월 A매치 기간을 활용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은 오는 16일 충남 천안의 코리아풋볼파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월 A매치 평가전 명단을 발표한 뒤 23일 출국길에 오른다. 코트디부아르전은 28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오스트리아전은 내달 1일 오전 3시 45분 각각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