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이 다음 달 그야말로 '험난한 3연전'을 치르게 됐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전북 현대와 대전하나시티즌 2연전 사이에 울산 HD전까지 새로 편성되면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앞서 연기됐던 울산과 서울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2라운드를 내달 15일 오후 7시 30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개최한다고 13일 발표했다.
당초 두 팀은 지난 7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었으나, 서울이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에 오르면서 경기가 연기됐다.
서울의 ACLE 16강 1차전과 2차전이 각각 4일과 11일에 열리면서 결국 서울은 7일 예정됐던 울산전 연기를 요청했다. 포항 스틸러스와 강원FC의 2라운드 역시도 같은 이유로 연기된 바 있다.
ACLE 경기 일정으로 인한 K리그 경기 일정 변경은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에도 포함돼 있는 내용이다.
연맹 경기 규정 제24조에 따르면 AFC 챔피언스리그 등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구단의 지원을 위해서는 직권으로 경기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 앞서 연맹이 각 구단에 배포한 경기 일정 관련 가이드라인에도 '상위 라운드 진출팀이 희망하는 경우 탈락팀의 홈경기라 하더라도 탈락팀 의사와 무관하게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고 명시됐다.
다만 연기된 울산과 서울의 경기 일정을 확정하는 데만 무려 2주 넘게 걸렸다. 연기된 경기 일정을 두고 구단 간 합의점을 좀처럼 찾지 못한 탓이다. 연맹이 지난달 27일 ACLE 일정에 따른 K리그 경기 연기를 발표하면서 포항-강원전과 달리 울산-서울전 일정은 '미정'으로 발표한 이유였다.
연맹은 기본적으로 양 구단의 '협의'를 통해 도출된 일정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예정이었다. 포항과 강원은 일찌감치 A매치 기간인 28일 개최로 합의점을 찾았다. 다만 서울과 울산의 입장 차가 명확했다. 서울 역시 전후 일정상 부담이 적은 A매치 기간 개최를 원한 반면, 울산은 대표팀 차출에 따른 전력 누수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은 앞서 연맹이 각 구단에 공지한 연맹의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A매치 기간 개최를 요청했다. 연맹 가이드라인에는 '올 시즌은 월드컵으로 인해 주중 라운드가 다수 편성돼 있으며, 이로 인해 일정 변경 경기를 수용할 수 있는 주중 일정이 제한적'이라며 '양 팀 협의 시 A매치 기간 주말 활용을 권장드린다'고 했다. 또 '구단 협의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연맹이 직권으로 경기 일시를 결정하되, 연맹 직권 시에도 A매치 기간으로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반대로 울산 입장에서는 조현우·이동경 등 국가대표급 자원의 대표팀 차출이 유력한 A매치 기간에 경기를 치르는 건 부담이었다. 상대팀인 서울의 ACLE 일정으로 연기된 경기인만큼 피해를 감수하고 경기를 치를 이유가 없었다. 협의 과정에서 서울이 원했던 A매치 기간 개최에 난색을 표한 이유였다.
구단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결국 공은 연맹으로 넘어갔다. 연맹은 애초에 올 시즌 K리그 일정을 배정할 때부터 ACL에 참가하는 4개 팀들끼리 2라운드 맞대결로 배정해 경기 연기 가능성에 대비했다. 이후 서울과 강원의 ACLE 16강 진출이 확정된 건 지난달 19일이었다. 연맹은 그러나 구단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좀처럼 직권으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다, 결국 13일에야 4월 15일 개최를 발표했다.
서울 구단 입장에선 월드컵이 열리는 해의 특수성을 고려해 A매치 기간 주말 활용 권장 내용이 포함된 데다, 연맹 직권으로도 A매치 기간으로 조정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연맹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난 결정에 큰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게 됐다. 울산이 A매치 기간 개최에 난색을 표한 것처럼 서울 입장에서도 다음 달 주중 경기는 부담이 컸는데, 이제는 반대로 서울이 부담스러운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실제 서울은 울산전이 내달 15일로 확정되면서 11일 전북(홈)-15일 울산(원정)-18일 대전(홈)을 8일 새 상대해야 하는 죽음의 3연전이 불가피해졌다. 심지어 그다음 주에도 주중 라운드가 예정돼 있어 서울은 2주 연속 주중 라운드를 치러야 한다. 15일 간 무려 5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울산도 A매치 기간에 서울을 상대하는 일정은 피했지만 11일 인천(원정)-15일 서울(홈)-19일 광주(홈)와 격돌해야 한다. 다만 객관적인 전력상 상대팀 대진, 그리고 홈-원정-홈으로 이어지는 서울과 달리 원정-홈-홈으로 이어지는 울산의 일정은 그나마 서울보다는 낫다고 볼 수 있다. 연맹은 어느 팀도 피해를 보면 안 된다는 원칙 아래 울산의 요구를 받아들였지만, 다음 달로 미뤄진 경기 일정은 이제는 오히려 서울에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