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에서 한국을 꽁꽁 틀어막았던 도미니카공화국 에이스 크리스토퍼 산체스(30·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시즌 개막전부터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산체스는 27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2026 메이저리그(MLB) 홈 개막전에서 6이닝 동안 87구를 던져 3피안타 무사사구 10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5-0으로 앞선 7회부터 불펜진에 공을 넘기고 물러난 산체스는 팀이 9회초 3점을 내줬지만 결국 5-3으로 승리를 거둬 개막전 승리 투수가 됐다.
2021년 필라델피아에서 데뷔한 산체스는 2024년 첫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더니 지난해 32경기에서 171이닝을 소화하며 13승 5패, 212탈삼진 평균자책점(ERA) 2.50을 기록,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오를 정도로 리그 최고 투수 중 하나로 평가를 받았다.
국내 야구 팬들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투수다. 지난 14일 WBC 2라운드에서 한국이 상대한 도미니카의 선발 투수로 나선 그는 5이닝 동안 63구만 던지면서도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최고 시속 96.9마일(155.9㎞) 변화무쌍한 패스트볼에 한국 대표팀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결국 뼈아픈 0-10 7회 콜드게임 패배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그러나 도미니카전 패배에도 커다란 비판 여론이 들끓지는 않았다. 도미니카와의 수준 차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그 가운데 산체스가 있었다.
MLB 새 시즌 개막전부터 그 위용을 보여줬다. 1회초 첫 두 타자를 가볍게 범타처리한 산체스는 코리 시거와 제이크 버거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2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앤드류 맥커친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불을 껐다.
1회말 카일 슈와버의 선제 투런 홈런의 득점 지원을 받고 다시 2회 마운드에 오른 산체스는 조시 정과 조시 스미스를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2회를 삼자범퇴로 마쳤고 3회에도 삼진 2개를 추가하며 다시 한 번 세 타자 만에 이닝을 마쳤다.
4회엔 2사에서 맥커친에게 2루타를 허용했으나 정과 승부에서 땅볼 타구를 유도해내며 실점을 허용치 않았다.
5회에도 삼자범퇴로 마친 산체스는 알렉 봄의 스리런포로 3점을 더 등에 업고 최고의 마무리를 했다. 브랜든 니모에겐 바깥쪽, 와이어트 랭포드에겐 몸쪽 낮은 코스에 싱커로 삼진을 잡아냈다. 한국 타자들을 괴롭혔던 그 공이었다. 시거 또한 싱커를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든 산체스는 바깥쪽 낮은 쪽의 체인지업을 뿌렸고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으며 KKK로 이닝을 삭제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경기 후 "산체스는 텍사스전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하며 역사적 투구를 펼쳤다"며 "6이닝 무사사구 10탈삼진 무실점 호투는 1900년 이후 개막전 이후 여섯 번째 기록"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1997년 커트 실링이 세운 구단 11탈삼진 다음으로 개막전 가장 많은 삼진을 잡아낸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7,8회를 무실점으로 잘 마친 필라델피아는 9회 등판한 카일 백허스가 시거에게 안타, 버거에게 투런포를 맞은 뒤 카일 히가시오카에게도 안타를 허용해 맞은 1사 3루에서 조안 두란을 올렸다. 두란은 에제키엘 두란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대니 잰슨에게 적시타를 맞았지만 이반 카터의 몸을 날리는 완벽한 수비로 5-2 승리로 경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