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 우리WON 배구단이 벼랑 끝 위기에서 다시 뛴다.
우리카드는 29일 오후 7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릴 2025~2026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3전 2선승제)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한다.
이틀 전 천안 원정에서 5세트 접전 끝에 패한 우리카드다. 앞서 KB손해보험과 준PO에서 셧아웃 승으로 체력을 아낀 우리카드는 초반 두 세트를 먼저 따내며 원정 불패의 신화를 이어가는 듯했다.
우리카드는 박철우 감독대행 체제 후 원정 9경기 전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국가대표 에이스 허수봉과 V리그 최다 MVP 레오나르도 레이바(등록명 레오)가 이끄는 현대캐피탈의 저력을 간과했다. 3세트를 쉽게 내주자 잊고 있던 체력 부담이 몸을 짓눌렀고 집중력 저하로 이어졌다. 결국 우리카드는 공격 성공률 68.75%로 서브 에이스 2개, 블로킹 3점 포함 27점을 폭발시킨 허수봉의 원맨쇼에 무너졌다.
홈구장에서 맞이하는 2차전임에도 불리한 건 우리카드다. 3세트를 내리 내주며 기세가 현대캐피탈로 넘어갔고 체력적 우위도 하루 이틀이라도 더 쉰 현대캐피탈에 있다. 정규리그 6승 4패로 박철우 감독대행 체제에서 썩 좋지 않았던 홈 경기 성적도 불리한 상황에서는 압박으로 다가온다. 5세트 혈전 포함 연이은 경기로 인한 피로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카드에도 믿는 구석이 있다. 우리카드 배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진성원 우리카드 구단주는 지친 선수단을 위해 "체력 회복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진성원 구단주는 정규시즌 중에도 경기뿐 아니라 연습하는 날에도 장충체육관을 직접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는 등 배구에 진심을 보였던 바 있다.
하파엘 아라우조(등록명 아라우조)도 "해외에서도 뛰어봤지만, 회사 대표가 훈련에 오는 건 처음이다. 구단주가 온다고 해서 압박을 느끼진 않는다. 그만큼 팀에 애정이 있고 관심이 많다는 뜻이라서 오히려 좋은 의미라 생각한다. 또 오실 때마다 좋은 일이 있어서 자주 오셔도 괜찮을 것 같다"고 고마움을 나타낸 바 있다.
구단주의 의지는 실질적인 지원으로도 이어졌다. 우리카드는 이미 정규시즌 도중 트레이너를 한 명 더 채용해 봄배구까지 염두에 둔 장기 레이스를 대비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전신 크라이오테라피 기계를 들여와 선수단 체력 회복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크라이오테라피는 초저온(-100℃~-150℃ 수준) 환경에 신체를 노출해 근육통을 감소시키고 피로 해소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 김지한 등 부상이 있는 선수나 많은 나이로 체력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 아라우조 등 선수들의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 1차전은 우리카드의 강점이 잘 드러나지 못한 경기였다. 특히 세트를 거듭할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문제점이 두드러졌다.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있어 체력만큼 중요한 건 없다. 체력 회복에 정성을 다한 구단의 노력과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우리카드에 또 한 번 반전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