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휘 시상식 '소신 발언'... 유일하게 "김종민 감독" 이름 꺼냈다

신화섭 기자
2026.04.14 10:47
강소휘는 진에어 2025~2026 V-리그 시상식에서 아웃사이드 히터 부문 베스트 7에 선정되었고, 수상 소감에서 김종민 전 한국도로공사 감독의 이름을 언급했다. 김종민 전 감독은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으나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재계약 불발로 팀을 떠났으며, 시상식에서 그의 이름은 금기어처럼 여겨졌다. 강소휘는 "정규리그 1위라는 값진 결과를 김종민 감독님, 코칭스태프, 선수들, 그리고 팬분들과 함께 이뤄낼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고 말하며 용기 있는 소신 발언을 했다.
한국도로공사 강소휘가 13일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 시즌을 마감하며 축제 분위기에서 진행된 시상식. 정규리그 1위를 이뤄낸 사령탑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종민(51) 전 한국도로공사 감독. 누구도 선뜻 그의 이름을 입에서 꺼내지 않았다. 마치 '금기어'라도 된 듯했다.

그 침묵을 깨뜨린 유일한 이가 있었다. 한국도로공사 강소휘(29)였다.

강소휘는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시상식에서 아웃사이드 히터 부문 베스트 7에 선정됐다. GS칼텍스 시절인 2019~2020시즌과 2021~2022시즌에 이어 4년 만이자 개인 통산 3번째 수상이었다.

한국도로공사 강소휘(왼쪽부터), 이지윤, 문정원이 13일 시상식장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사회자의 수상 소감 요청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강소휘입니다. 일단 36경기 끝에 정규리그 1위라는 값진 결과를 김종민 감독님, 코칭스태프, 선수들, 그리고 팬분들과 함께 이뤄낼 수 있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김종민 전 감독은 2016년 3월 도로공사 지휘봉을 잡아 2017~2018시즌(통합)과 2022~2023시즌 두 차례 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도 정규리그 1위를 달성하고 3월 20일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챔피언결정전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김종민 전 도로공사 감독. /사진=스타뉴스

그러나 챔프전을 엿새 앞둔 3월 26일 도로공사는 김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며 10년 만의 결별을 발표했다. 그의 계약 만료일은 3월 31일이었다. 배구계에서는 김 전 감독의 과거 불미스러운 사건 때문이다, 고위층의 입김이 작용했다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가장 중요한 경기를 코앞에 두고 정규리그 1위를 이끈 사령탑을 내보낸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선수들의 동요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김영래(45)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챔피언결정전을 치른 도로공사는 정규리그 3위 GS칼텍스에 3전 전패로 무기력하게 우승을 내줬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시상식장에 참석한 강소휘가 작심한 듯 "김종민"이라는 이름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그는 "일단 36경기 끝에, 김종..."이라고 말했다가 고개를 한 번 흔들고 "정규리그 1위라는 값진 결과를 김종민 감독님..."으로 이어가기도 했다.

강소휘(오른쪽 위)의 경기 모습. /사진=스타뉴스

김 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을 수도 있다. 구단으로서도 불가피한 고육지책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2025~2026시즌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1위의 사령탑은 '김종민'으로 프로배구 역사에 기록될 것이며 그 의미와 공로가 퇴색될 수는 없다. 강소휘의 수상 소감이 용기 있는 '소신 발언'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그는 소감 말미에 '누군가'를 향해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누군가에게 배구는 그냥 공놀이일 수 있지만 저에겐 인생의 전부입니다. 그래서 더 책임감을 갖고 앞으로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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