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차기 감독 후보였던 르나르, 월드컵도 못 밟고 경질...홍명보 선임 재조명

OSEN 제공
2026.04.19 09:43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두 달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가 에르베 르나르 감독을 경질했다. 르나르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꺾는 돌풍을 일으켰으나, 최근 경기력 부진과 내부 긴장으로 인해 월드컵 직전 팀을 떠나게 됐다. 이번 경질은 성적 부진뿐만 아니라 월드컵 직전 분위기 전환을 위한 사우디의 초강수로 해석되며, 한국 대표팀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르나르 감독의 퇴장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OSEN=이인환 기자] 결단은 빨랐고, 충격은 더 컸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가 에르베 르나르 감독과 전격 결별했다.

ESPN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사우디는 17일 르나르 감독을 경질했다. 르나르는 2024년 말 다시 사우디 지휘봉을 잡으며 두 번째 임기에 들어갔지만, 결국 월드컵 직전 벤치를 떠나게 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2-1로 잡아 세계를 놀라게 했던 바로 그 감독이었지만, 이번에는 끝까지 버티지 못했다.

타이밍이 더 뼈아프다. 사우디는 북중미 월드컵 H조에서 스페인, 우루과이, 카보베르데와 맞붙는다. 첫 경기 상대는 우루과이다.

이미 조 편성과 일정이 확정된 상황에서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는 건, 내부 위기감이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안정 대신 변화를 택했다는 것 자체가 지금 사우디가 느끼는 불안의 크기를 보여준다.

배경은 최근 흐름이다. 현지와 유럽 매체들은 사우디가 최근 경기력 부진과 내부 긴장 속에서 르나르 체제를 더 끌고 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집트전 0-4 완패, 세르비아전 1-2 패배, 그리고 아랍컵 부진이 겹치면서 비판 여론이 커졌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월드컵 직전 반등 신호가 보이지 않자 결국 칼을 뽑아든 셈이다.

르나르의 이력만 보면 더 의외다. 그는 잠비아와 코트디부아르를 이끌고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정상에 올랐고, 사우디에선 2022 월드컵 돌풍의 상징이 됐다.

프랑스 여자대표팀을 맡았을 때도 2023 여자 월드컵과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모두 8강까지 올랐다. 지도력 자체를 의심받을 커리어는 아니다. 그래서 이번 경질은 성적 부진만이 아니라, 월드컵 직전 분위기 전환을 위한 사우디식 초강수로 읽힌다.

르나르 본인도 복잡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AFP를 통해 “그게 축구”라면서도, 사우디를 두 차례 월드컵으로 이끈 감독이라는 자부심만큼은 남겼다. 실제로 그는 사우디를 월드컵 예선부터 본선까지 이끈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하지만 축구는 늘 현재형이다. 과거의 아르헨티나전 충격 승리도, 이번 결정 앞에서는 방패가 되지 못했다.

이제 시선은 후임에게 쏠린다. 알자지라는 게오르기오스 도니스가 유력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고, 다른 영국 매체들도 알칼리즈를 이끌던 도니스가 사우디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방향으로 흐름이 형성됐다고 봤다. 월드컵이 임박한 상황에서 완전히 새로운 색깔보다, 사우디 축구와 리그를 잘 아는 인물을 택하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르나르는 한국과도 묘한 연결점이 남아 있다. 한국이 홍명보 감독 선임 전 새 대표팀 사령탑을 찾던 과정에서 르나르가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르나르 감독은 한국이 아닌 사우디로 향했고, 사우디는 월드컵 직전 그를 내쳤다. 돌풍의 주인공이었던 감독이 가장 큰 무대를 눈앞에 두고 퇴장당한 것, 그것이 이번 경질이 더 차갑고 더 잔인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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