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감독 믿음에 '64타석 만에 쾅', 노시환 화려한 복귀 "안 좋은 생각까지 했는데, 즐거운 마음으로 했더니"

잠실=안호근 기자
2026.04.24 08:23
한화 이글스의 노시환은 극심한 부진으로 2군에 다녀왔지만 김경문 감독의 신뢰 속에 4번 타자로 복귀했다. 그는 23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1-2로 뒤지던 4회초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올 시즌 64타석 만에 마수걸이 홈런을 기록했다. 노시환은 공수주에서 모두 활약하며 팀의 8-4 승리에 기여했고, 경기 후 "야구하는 게 너무 재밌었다"며 복귀 소감을 밝혔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이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팀이 1-2로 끌려가던 4회초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리는 등 팀 승리를 이끈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극심한 부진에 2군에 다녀왔지만 김경문(68) 한화 이글스 감독은 신뢰를 보냈다. 그리고 4번 타자는 대포 한 방으로 답했다. 노시환(26)이 이제야 팬들 앞에서 미소 지을 수 있었다.

노시환은 23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팀이 1-2로 끌려가던 4회초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올 시즌 13경기에 타서 홈런 하나 없이 타율 0.145(55타수 8안타)에 그쳤고 지난 13일 2군으로 향하기 전까지 삼진 1위 불명예도 쓰고 있었던 그는 이날 복귀해 4번 타자로 복귀했다.

김경문 감독은 "처음부터 어떻게 잘하겠나 천천히 경기를 하면서 일단은 부담을 덜어내야 되고 노시환 뿐만 아니라 FA는 거기에 대한 성과가 안 났을 때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게 돼 있다. 그러니까 조금 더 마음을 내려놓고 동료들과 같이 여유 있게 웃으면서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내며 4번 타자로 기용한 이유를 묻자 "그래도 노시환은 우리 한화의 4번 타자 아닌가"라고 답했다.

김 감독의 마음이 노시환에게 와닿았을까.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던 노시환은 팀이 가장 필요로 한 타이밍에 결정적인 홈런을 터뜨렸다. 4회초 바뀐 투수 함덕주의 시속 140.3㎞ 직구를 강타, 좌중월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4.2m 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올 시즌 64번째 타석 만에 터뜨린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타구 속도 또한 시속 176.4㎞의 총알 같은 잘 맞은 타구였다.

이후 한화는 1점을 더 내며 역전에 성공했고 5회말 문현빈까지 요나단 페라자, 노시환에 이어 홈런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결국 8-4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가운데)이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팀이 1-2로 끌려가던 4회초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등 팀 승리를 이끈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수비에서도 투수들에 안정감을 심어줬다. 팀이 4-2로 앞선 5회말 오스틴의 까다로운 타구를 잡아내 1루로 완벽한 송구, 아웃카운트를 추가했고 1사 1,2루에서도 천성호의 땅볼 타구를 재빠르게 처리해 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완성시켰다.

7회엔 주루에서도 번뜩이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1사에서 좌전 안타로 출루한 노시환은 강백호의 삼진 때 포수의 견제로 인해 런다운에 걸렸는데 자세를 낮춰 태그를 피한 뒤 1루로 몸을 던져 귀루해 생존했다. 공수주에서 모두 빛난 복귀전이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우리팀 4번 타자 노시환 선수가 복귀한 첫 경기부터 홈런을 쳐주면서 팀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줬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수훈 선수는 단연 노시환이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그는 "야구하는 게 너무 재밌었다. 오랜만에 경기하면서 이기기까지 해서 너무 좋은 하루"라며 "첫 타석에 삼진을 먹었는데 느낌은 괜찮았다. 타석에서 공도 잘 보이고 느낌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 타석에 홈런이 나왔다. 첫 타석 결과가 안 좋았는데도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64타석 만에 간절히 기다렸던 홈런이 터졌다. 노시환은 "시원한 느낌이 있었다. 이런 느낌을 빨리 찾으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 됐다"며 "홈런을 치자마자 안도감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오른쪽)이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팀이 1-2로 끌려가던 4회초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세리머니를 하며 득점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2군에서 시간을 알차게 보내려고 애썼다. "틈만 나면 연습 방망이를 치면서 하루 하루를 보냈다. 처음에 내려가서 경기에 안 나갔지만 시합을 안 나가고 김기태 코치님과 계속 얘기를 많이 주고 받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러면서 생각도 많이 비우고 좋은 말도 많이 들었다. 그런 시간이 많이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워낙 큰 규모의 계약을 맺다보니 부진했을 때의 비판 여론도 더 거셌다. 그럼에도 변함 없는 애정을 나타내는 팬들 역시 존재했다. 서산까지 찾아와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노시환도 "진짜 도움이 많이 됐다. 저는 몰랐는데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이 훨씬 많더라"며 "개인 메시지 오는 것도 그렇고 제가 하나하나 다 보진 못하지만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엄청 많은 걸 이번에 느꼈다. 기다려주시는 팬분들 덕분에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그래서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스스로도 부담감이 컸다. "내가 다시 올라와서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까지 했다. 김기태 코치의 도움이 컸다.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 주셨고 팬분들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너를 욕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겠지만 응원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그렇기 때문에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감 가지고 해라'고 하신 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며 "이 말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 스윙이 크게 나오는 걸 간결하게 나오게끔 연습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좋아진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심리적인 측면에선 "아무래도 성적이 계속 안 좋다 보니까 쫓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다. 아무리 멘탈이 좋아도 성적이 계속 안 나오면 급해진다"며 "저도 자신감도 떨어지고 계속 정신적으로 안 좋은 생각도 많이 들었는데 2군에 가서 생각을 비우고 온 게 많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김경문 감독의 조언도 적극 수용했다. "감독님께서 부담감을 덜어내라 하셨다. 저도 모르게 부담감이 많이 생겼던 것 같다. 계약을 하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지더라. 부담감도 떨쳐내고 그냥 하라고 해주셨다. 즐거운 마음으로 했는데 잘 됐다"고 전했다.

이제 대전으로 이동해 NC 다이노스와 3연전에 나선다. 안 좋았던 기억은 서울에 모두 내려두고 대전에서 홈 팬들을 볼 수 있게 됐다. 노시환은 "제가 왔는데 연패가 계속 되면 마음이 많이 무거울 것 같았는데 연패도 끊고 홈으로 가게 됐다. 홈에서 연승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한 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왼쪽에서 4번째)이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팀이 1-2로 끌려가던 4회초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환영을 받으며 더그아웃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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