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거포 무라카미 무네타카(26·시카고 화이트삭스)가 3일 만에 대형 아치를 그리며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무라카미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2026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LA 에인절스와 홈 경기에서 2번 타자 및 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화이트삭스의 8-7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무라카미의 정규시즌 성적은 29경기 타율 0.243(103타수 25안타) 12홈런 23타점 25볼넷 41삼진, 출루율 0.373 장타율 0.592 OPS(출루율+장타율) 0.965가 됐다.
앞선 2경기에서 9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무라카미는 이날 첫 타석부터 에인절스 선발 잭 코차노비츠의 몸쪽 직구를 때려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이후 두 타석에서는 3회말 중견수 뜬공, 5회말 1루 땅볼로 물러났다. 그렇게 타이밍을 맞춰가던 무라카미의 방망이는 결정적인 순간 불을 뿜었다.
화이트삭스가 1-5로 지고 있는 7회말 선두타자 샘 안토나치가 상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했다. 체이스 메이드로스가 번트 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들었고, 에인절스 마운드가 코차노비츠에서 닉 샌들린으로 바뀌었다.
에인절스의 위기는 계속됐다. 트리스탄 피터스가 중전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고 에드가 쿠에로가 몸에 맞아 주자 만루가 됐다. 앤드류 베닌텐디의 우익선상 2타점 적시타로 화이트삭스가 4-5까지 쫓아간 무사 2, 3루 상황에서 무라카미의 타석이 돌아왔다.
무라카미를 앞두고 에인절스는 다시 한번 마운드를 좌완 드류 포머런츠로 바꿨다. 소용이 없었다. 무라카미는 한복판 초구를 놓치고 바깥쪽 공을 걷어내며 타이밍을 못 맞추는 듯했다. 그러나 5구째 낮게 오는 실투를 그대로 홈구장 우측 담장 밖으로 넘기면서 7-5 역전을 만들어냈다.
시속 95.8마일(약 154.2㎞)로 날아간 이 공은 비거리 382피트(약 116m)의 시즌 12호 포가 됐다. 무라카미는 이 홈런으로 요르단 알바레즈(휴스턴 애스트로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를 제치고 해당 부문 메이저리그 단독 1위로 뛰어올랐다.
또한 이 홈런으로 한국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이대호(44·은퇴)의 이름과 메이저리그의 묵은 역사를 소환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통계 전문가 사라 랭은 자신의 SNS에 "무라카미의 메이저리그 처음 장타 12개는 모두 홈런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적어도 1900년 이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선수의 최초 연속 장타 기록 중 가장 긴 것이다. 종전 기록은 2016년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 이대호의 10연속 장타"라고 설명했다. 이대호를 넘어 메이저리그 126년 만의 새 역사를 만든 무라카미의 홈런은 팀 승리를 이끈 홈런이었기에 더욱 값졌다.
화이트삭스는 선발 투수 앤서니 케이가 4이닝 7피안타 4사사구(2볼넷 2몸에 맞는 공) 2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해 끌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 투수 오스발도 비도가 3이닝 2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뒤이어 7회에만 무라카미의 홈런과 미겔 바르가스의 백투백 홈런 등을 묶어 무려 7득점을 하면서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에인절스는 9회초 한 점을 만회했으나, 점수를 뒤집진 못하면서 6-8로 역전패했다. 에인절스 선발 투수 코차노비츠는 6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2자책) 호투에도 불펜의 방화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