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⅓이닝 62구' 한화 이민우 1436일 만의 역투, 본헤드플레이에 빛바랬다

김동윤 기자
2026.05.09 10:56
한화 이글스는 8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8-9로 패배하며 리그 8위로 주춤했다. 이 경기에서 한화 투수 이민우는 8회초부터 연장 11회초까지 3이닝 동안 62구를 던지며 역투했으나, 팀의 본헤드 플레이로 인해 승리 기회를 놓쳤다. 결국 이민우는 2년 만에 패전 투수가 되었고, 그의 헌신적인 투구에도 불구하고 팀 승리로 이어지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화 이민우가 8일 대전 LG전에서 역투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에 5시간 5분에 걸친 패배가 더 쓰라리게 다가오는 건 마지막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던 이민우(33)의 존재 때문이었다.

한화는 8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LG 트윈스에 8-9로 졌다. 그러면서 리그 두 번째로 20패(14승)에 도달한 한화는 리그 8위로 주춤했다.

올해 들어 가장 긴 시간이 소요된 경기였다. 양 팀 통틀어 17명의 투수가 등판했고 32개의 안타와 12개의 사사구가 나왔다. 선발을 제외하면 한 명의 투수가 2이닝 미만으로 던진 LG와 달리 8회초 2사 3루부터 한화 마운드에는 경기 끝까지 한 명의 투수만 모습을 드러냈다.

이민우는 정말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올라와 천성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긴 했지만, 오스틴 딘을 2구 만에 땅볼 처리하며 대량 실점하지 않았다. 9회에도 수비 도움을 받아 공 12개로 이닝을 무실점으로 마쳤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좀처럼 점수가 나지 않았다. 훤히 안이 들여다보이는 몬스터 월 안쪽에서는 두 명의 투수가 몸을 풀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마운드에 오른 건 이민우였다. 이민우는 그렇게 연장 10회초도 23개를 던져 네 타자로 막았고, 결국 연장 11회초 2사 3루에서 박해민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첫 자책점을 기록했다. 이후 한화가 경기를 뒤집지 못하면서 이민우는 2년 만에 패전 투수가 됐다.

이날 기록지에 남은 이민우의 기록은 3⅓이닝(62구) 5피안타 1몸에 맞는 공 1탈삼진 1실점. 이민우가 60구 이상의 공을 던진 건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2022년 6월 3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 3⅔이닝(77구) 2실점 이후 1436일 만이었다.

한화 하주석(가운데)이 8일 대전 LG전 9회말 1사 2, 3루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사진=TVING 제공

지난해 이민우는 좋은 퓨처스리그 성적에도 이상하리만치 1군 기회를 받지 못했다. 퓨처스 34경기 3승 2패 6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00, 36이닝 31탈삼진으로 묵묵히 때를 기다렸지만, 1군 출장 경기는 0이었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했다. 1군 개막 엔트리에는 당연히 들지 못했다. 하지만 1군 불펜이 계속해서 힘을 부치는 모습을 보이자, 퓨처스리그에서 3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을 하던 이민우가 부름을 받았다.

고대했던 1군 무대에서 이민우는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틀 연속 멀티 이닝 소화도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렇게 11경기 동안 평균자책점 2.57이란 여느 팀 필승조 못지않은 기록이 차곡차곡 쌓였다.

하지만 그 헌신이 좀처럼 팀 승리라는 결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한화에는 몇 번이고 승리할 기회가 있었지만, 몇 차례 본헤드 플레이가 나오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가장 아쉬움으로 남은 건 8-8 동점에서 나온 9회말 1사 2, 3루였다.

이원석이 날린 타구를 LG 우익수 홍창기가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다. 이때 3루 주자 하주석은 갈팡질팡하다 홈으로 결국 들어오지 못했다. 잡고 일어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했기에 미리 3루 베이스를 리터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홍창기의 완벽했던 후속 대처가 있어 하주석의 플레이는 더욱 대비됐다. 홍창기는 어려운 타구를 잡았음에도 곧장 정확하게 홈으로 송구해 추가 실점을 방지했다. 한화 공격 시 중계화면에는 더그아웃에서 지친 이민우의 모습이 보였다. 몇몇 장면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팬들의 반응에는 혼신의 역투에도 끝내 패전 투수로 남은 이민우에 대한 안타까움도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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