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팀의 핵심이자 거액의 계약을 맺은 이정후(27)를 비롯한 고액 연봉자들을 정리하고 싶어 한다는 충격적인 현지 폭로가 나왔다. 부진한 성적으로 인해 '최악의 팀'이라는 비판 속에 샌프란시스코가 결국 시즌을 포기하고 '리셋'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USA 투데이가 11일(한국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최근 심각한 성적 부진과 고착화된 노쇠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대적인 선수단 정리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샌프란시스코는 11일 경기를 앞둔 현재 15승 24패(승률 0.385)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위치하고 있다. 미국 대학 야구에서 야심 차게 데려온 토니 바이텔로(48) 감독의 지도력에도 의구심이 짙어지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계약 기간 3년에 총액 1050만 달러(약 154억원)라는 연봉을 지급하지만, 메이저리그 경력이 일천해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경기를 마치고는 감독을 향한 홈팬들의 야유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충격적인 대목은 이정후의 이름이 '처분 희망 명단'에 올랐다는 점이다. USA 투데이는 트레이드 전망 기사를 통해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비롯한 내야수 윌리 아다메스(31), 내야수 라파엘 데버스(30), 내야수 맷 채프먼(33) 등 고액 연봉자들을 모두 내보내고 처음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어 한다. 그들에게는 그럴 사치를 부릴 여유가 없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이정후의 잔여 연봉은 8500만 달러(약 1246억원)이며, 아다메스가 1억 6100만 달러(약 2359억원), 데버스가 2억 2650억 달러(약 2931억원), 채프먼이 1억 2500만 달러(약 1832억원)에 이른다. 그나마 여기서 이정후가 잔여 연봉이 가장 적고, 어리다. 실제로 이들을 모두 받아줄 팀을 찾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구단 내부에서 이들의 계약을 '장벽'으로 느끼기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현지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이 같은 기조는 지난 10일 단행된 전격적인 트레이드에서 이미 증명됐다. 버스터 포지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팀의 주전 포수이자 2년 연속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패트릭 베일리(27)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로 보냈다.
베일리는 이번 시즌 타율 0.146(82타수 12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396이라는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 있었으나, 팀을 상징하는 핵심 포수를 시즌 중에 보낸 것은 포지 사장이 현재 팀 구성에 얼마나 큰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샌프란시스코는 베일리를 내주는 대가로 좌완 유망주 맷 윌킨슨과 드래프트 29순위 지명권을 받는 데 그쳤다. 사실상 시즌을 포기하고 '손절'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현지 전문가들은 샌프란시스코가 이제 가장 가치 있는 선발 투수 자원들까지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FA(프리에이전트)를 앞둔 로비 레이는 물론, 팀의 부동의 에이스인 로건 웹에 대해서도 트레이드설이 제기되고 있다.
한 메이저리그 구단 고위 관계자는 USA 투데이를 통해 "자이언츠는 현재 노쇠하고 성적은 나오지 않는데 돈만 많이 쓰는 팀이 됐다"며 "로건 웹을 트레이드하는 것이 팀의 미래를 위해 너무나 타당한 선택(Makes too much sense)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USA 투데이는 "웹은 아직 3년 계약이 남은 최고의 선발 투수기 때문에 아무래도 트레이드는 희박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정후는 2024시즌을 앞두고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샌프란시스코에 입성했다. 진출 당시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656억원)라는 대형 계약을 맺으며 화려하게 입성했다. 하지만 팀이 2021년 이후 단 한 번도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하지 못하고 '고액 연봉자들의 무덤'으로 전락하면서,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구단의 '계약 정리 리스트'에 오르는 수모를 겪게 됐다. 더구나 이정후는 이번 시즌 39경기에서 나서 타율 0.268(142타수 38안타) 2홈런 12타점 OPS 0.692로 시즌 초반 부진보다 조금 더 올라온 성적을 찍고 있기에 다소 아쉬운 소식이다.
샌프란시스코가 이번 트레이드 시장에서 실제로 '이정후 카드'를 어떻게 활용할지, 메이저리그 전체가 이 충격적인 폭로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