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요코하마(일본), 서정환 기자] 이현중(26, 나가사키 벨카)이라는 아시아 최고의 슈터를 놔두고 왜 일대일 돌파만 고집하는 걸까.
나가사키 벨카는 23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개최된 2025-26 일본프로농구 B.리그 파이널 1차전에서 류큐 골든킹스에 69-71로 패했다. 3전2선승제 짧은 챔프전에서 1차전을 패한 나가사키는 수세에 몰렸다.
나가사키는 스탠리 존슨과 자렐 브렌틀리 두 외국선수에 대한 공격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 NBA출신 존슨은 좋은 운동능력과 스피드, 장거리 슈팅능력을 갖췄다. 주득점 루트가 일대일 돌파 또는 장거리 슈팅이다. 잘 들어갈 때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한다. 존슨은 평균 22.8점으로 정규시즌 리그 득점 2위에 올랐다.
브렌틀리도 비슷한 스타일이다. 존슨과 브렌틀리 두 선수가 동시에 터지면 아무도 못 말린다. 나가사키가 정규리그 챔피언에 오른 비결이다. 문제는 두 선수가 부진할 때 똑같은 스타일로 무너진다는 점이다.
류큐에는 리그최고 빅맨콤비 잭 쿨리와 알렉스 커크가 있다. 206cm, 115kg의 육중한 체격을 자랑하는 쿨리는 정규시즌 9.6리바운드를 잡아 리그 3위에 올랐다. 알렉스 커크 역시 211cm, 114kg의 막강한 피지컬로 골밑을 잡아먹는 스타일이다.
1차전에서 류큐는 리바운드에서 50-33으로 이겼다. 특히 공격리바운드를 무려 21개 잡아 득점으로 연결했다. 잭 쿨리(12점, 13리바운드)와 알렉스 커크(2점, 8리바운드) 둘이서 공격리바운드 10개를 잡았다.
문제는 쿨리와 커크 모두 35세로 노장이라는 점이다. 나가사키는 트랜지션 게임으로 끌고가서 최대한 둘을 빨리 지치게 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류큐의 외곽수비는 헐겁다. 이현중이 공략할 포인트가 많다.
하지만 1차전에서 존슨은 골밑으로 무리하게 치고 들어가서 굳이 덩어리 빅맨과 몸싸움을 하면서 힘겹게 슈팅을 했다. 당연히 2점슛이 43%에 그쳤다. 외곽에 이현중 등 슈터들 오픈찬스가 보이는데도 공을 주지 않았다. 자신했던 3점슛은 1/9로 터지지 않았다. 존슨은 11점으로 부진했다.
22점이 터진 브렌틀리는 그나마 슈팅이 나았다. 다만 4쿼터 중요한 순간에 이현중에게 절호의 득점기회가 두 번 있었지만 공을 패스하지 않았다. 골밑에서 이현중이 자리를 잡았고 수비수가 180cm 단신인데도 공을 주지 않았다. 4쿼터 막판 이현중이 코너에서 완벽한 오픈찬스가 났지만 브렌틀리 자신이 슈팅했다.
나가사키 외국선수들이 이렇게 영리하지 못한 플레이를 펼친다면 2차전 결과도 비슷할 것이다. 원팀으로 뭉치지 못하면 우승은 불가능하다. 챔프전까지 와서 지금까지 통했던 스타일을 하루아침에 바꿀수는 없다. 두 선수의 자존심도 매우 강하다. 다만 두 선수가 이현중을 좀 더 봐주면서 스마트하게 뛸 필요가 있다.
모디 마올 나가사키 감독은 상대 빅맨을 의식해 센터 아킬 미첼을 주전으로 썼다. 하지만 미첼은 리바운드와 몸싸움에서 철저히 밀렸다. 불과 15분 만에 파울트러블로 물러났다. 자유투마저 4개 던저 모두 실패했다. 상대센터를 전혀 제어해주지 못했다.
마올 감독은 “공격리바운드를 21개 내주고 자유투가 57%에 그치는 등 고칠 점이 많았다. 2차전은 더 나은 경기를 하겠다. 1차전과 큰 차이 없이 2차전에 임할 것이다. 단지 2차전은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다를 것”이라며 큰틀에서 전술변화는 없을 것이라 예고했다.
주장 바바 유다이에게 외국선수들 문제를 질문했다. 바바는 “스탠리 존슨은 외국선수지만 평소 많은 것을 보여줬다. 그들만의 리듬이 있다. 그들이 하는 결정을 믿고 따르고 있다. 그것만이 내가 신경쓰는 부분이다. 그들을 믿는다”면서 절대적인 신뢰를 보여줬다.
결국 2차전에서 존슨과 브렌틀리가 정신차리고 패스하고 득점도 터져줘야 나가사키가 이길 수 있다. 이현중에게 제 때 패스만 해줘도 쉽게 이길 수 있는 게임이다. 일본프로농구에서 이현중을 제대로 막을 수 있는 선수는 없다.
이현중도 1차전에서 오픈찬스 슈팅을 놓치는 등 3점슛이 2/8로 다소 아쉬웠다. 이현중은 “슈팅에 큰 문제는 없다. 내일도 기회가 나면 주저없이 쏘겠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