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9·한화 이글스)이 범접할 수 없는 대업을 이뤄냈다. 이제 한국 최다승 투수인 송진우(60)의 210승까지도 단 10승만 남았다.
류현진은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104구를 던져 6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5-2로 앞선 상황에서 물러난 류현진은 불펜진이 3점 차 리드를 지켜내며 시즌 5번째 승리(2패)이자 KBO리그 통산 121승, 한·미 통산으로는 200번째 승리 쾌거를 이뤘다.
역대 한국인 투수 중 프로 무대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챙긴 송진우가 있지만 류현진은 세계 최고 타자들이 총집합해 있는 빅리그에서 78승을 챙겨 그 의미가 남다르다. 1승의 가치를 똑같이 본다고 하더라도 이젠 송진우의 기록까지 10승만이 남았다. 이르면 올 시즌 안에도 경신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의 뒤로는 양현종(38·KIA)과 김광현(38·SSG)이 쫓고 있다. 양현종은 189승, 어깨 수술로 인해 재활 기간을 거치고 있는 김광현은 190승(한국 180승, 미국 10승)에 머물러 있다. 류현진이 1년 선배지만 여전히 가장 빼어난 성적을 과시하고 있는 만큼 역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산고 졸업 후 2006년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류현진은 데뷔 시즌부터 18승을 따내며 투수 크리플크라운과 함께 신인왕과 시즌 최우수선수(MVP)를 독식했다.
KBO리그에서 7시즌 동안 뛰며 98승을 거두고 2013년부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로 무대를 옮긴 류현진은 첫 두 시즌 28승을 챙기며 LA 다저스의 에이스로 발돋움했으나 2015년 투수에게 치명적인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시작으로 2016년 왼쪽 팔꿈치 괴사 조직 제거 수술, 2022년 고교 시절에 이어 다시 한 번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으며 힘겨운 시간을 견뎌내야 했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몇 차례나 오뚝이처럼 재기에 성공했고 2019년엔 14승 5패, 평균자책점(ERA) 2.32로 MLB 최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ERA 전체 1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선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로 시장에 나온 류현진은 4년 8000만 달러(약 1211억원)에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을 맺었고 4시즌을 더 보낸 뒤 MLB 통산 78승이라는 기록을 남긴 채 한화로 복귀했다.
한화는 돌아온 류현진에게 8년 총액 170억원이라는 당시 역대 최고액 계약을 안겼다. 37세 나이로, 야수도 아닌 투수가 44세까지 뛴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한화는 그만큼 류현진의 상징성을 높게 평가했고 믿기지 않는 계약을 제안했다.
그해 4월 30일 대전 SSG 랜더스전에서 KBO 통산 100승을 올린 류현진은 2024년 10승을 챙겼고 지난해엔 아쉽게 두 자릿수 승리에 1승 부족했지만 ERA를 3.87에서 3.23으로 낮추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올 시즌엔 세월을 거스르는 듯 더 완벽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8경기에서 4승 2패, ERA도 3.52를 기록하며 한화 선발 로테이션에서 왕옌청과 함께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던 류현진은 이날 1회부터 삼자범퇴로 가볍게 시작하더니 4회 1사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4회 박지훈에게 첫 안타를 맞았으나 이후 깔끔하게 이닝을 지웠고 5회도 다시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승리 요건을 챙겼다.
6회 1사에서 정수빈에게 3루타를 맞고 박찬호에게 던진 직구가 가운데로 몰려 1실점했는데 7회에도 다시 등판해 두 타자를 잡아냈다. 그러나 이후 3연속 안타를 맞았고 결국 2사 1,2루에서 김종수에게 공을 넘겼다. 김종수는 정수빈을 투수 땅볼로 돌려세워 류현진의 승리 요건을 지켜냈다.
불펜진의 도움도 컸다. 김종수를 시작으로 8회에도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으나 김종수가 실점 없이 틀어막았고 9회에 등판한 박상원은 3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고도 이후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호투로 ERA는 3.42까지 낮췄고 다승도 2위를 지켰다. 피안타율은 0.240으로 4위,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1.04로 세부 수치에선 더 놀라운 활약을 뽐내며 더욱 기대감을 실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