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위기도 있었다. 선수 5명을 모으는 것조차 쉽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그랬던 마산여고가 26년 만에 전국체전 무대에 오르는 기적을 이뤄냈다.
이유리 마산여고 코치는 9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정말 힘들게 버텨서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전국체전에 나가게 된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백기진 감독과 이유리 코치가 이끄는 마산여고는 지난 7일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경남대표 선발전 여자고등부 결승에서 삼천포여고를 47-44로 꺾었다. 이로써 마산여고는 2000년 이후 26년 만에 경남대표로 전국체전에 참가하게 됐다.
그동안 경남 여자고등부 농구를 대표한 팀은 단연 삼천포여고였다. 삼천포여고는 여러 WKBL 스타를 배출한 명문으로, 전국체전에서도 여러 차례 정상에 오른 전통의 강호다. 반면 마산여고는 농구부 운영 자체가 쉽지 않았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공식 대회 출전 기록조차 없었고, 뛸 선수가 부족해 팀을 꾸리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오랜 침체 속에 농구부 존속이 흔들리는 위기도 있었다.
마산여중과 마산여고를 오가며 선수들을 지도했던 이유리 코치는 2024년부터 마산여고 농구부를 전담하게 됐다. 그는 "삼천포여고와 마산여고 농구부를 합치라는 얘기도 있었다. 선수들이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제가 마산여중 코치로 있을 때는 선수 2명으로 시작했다. 일반 학생들까지 모아 겨우 5명을 맞춰 경기에 나갔다"며 "그렇게 몇 년을 보내면서 1승도 못 할 줄 알았다. 그때는 '1승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이유리 코치의 열정적인 지도와 선수들의 끈질긴 노력 속에 마산여고는 조금씩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최근 2년간 선수 5명으로 버텼던 마산여고는 현재 선수단 규모를 8명까지 늘렸다.
이유리 코치는 "현재 고3 선수 5명이 중학교에서 한꺼번에 올라오면서 마산여고가 살아난 것 같다. 이 선수들이 중심이 돼줬고, 이 친구들은 중학교 때부터 저와 6년을 함께한 선수들"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유리 코치는 '삼천포여고를 한 번 잡아보겠다'는 목표를 품고 선수들과 함께 달렸다.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성과는 조금씩 나타났다. 마산여고는 지난 5월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 좋은 분위기를 이번 경남대표 선발전까지 이어갔고, 결국 삼천포여고를 꺾으며 오랜 숙원을 풀었다.
이유리 코치는 "새롭게 팀을 만들면서 힘들었던 시간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 같았다. 삼천포여고를 이겼을 때는 울컥했다. 너무 힘든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승리 순간에는 정말 눈물이 핑 돌았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잘 견뎌줬고, 부모님들도 많이 도와주셨다. 너무 감사하다"며 "전국체전에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고마움과 각오를 함께 전했다.
26년 만의 전국체전 출전 소식에 마산여고도 크게 들썩였다. 이유리 코치는 "학교에서 정말 좋아하신다. 교육청에서도 놀라는 분위기다. 플래카드도 바로 걸어주셨다"고 말했다.
또 이유리 코치는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일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26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선수들에게도 정말 소중한 경험"이라며 "예전에는 학교 안에서도 농구부라는 인식 자체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재작년부터 조금씩 농구부를 인정해주시고, 주변에서도 선수들에게 힘내라고 해주신다. 유튜브 중계가 있으면 틀어주실 때도 있다. 그런 변화가 우리에게는 기적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쁨에만 머물 수는 없다. 이제 마산여고는 전국체전을 향해 다시 달려야 한다. 이유리 코치는 "아무래도 신장이 작다 보니 수비 압박을 보완해야 한다. 신장 차이를 생각하면 수비 쪽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며 "또 우리 팀에는 박보설이라는 제대로 된 슈터가 있다. 2학년 선수인데, 이 선수를 더 살려주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는 메달권 진입이다. 이 코치는 "전국체전에서 메달권에 들어가기만 해도 좋은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바랐다.
그러면서 "마산여고도 예전에는 정말 명문이었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다시 그런 팀으로 세우고 싶다. 지금처럼 꾸준히 열심히 하는, 딴딴한 팀이 됐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신장이 작아도 응집력 있게 뛰어다니고, 서로 많이 위해주는 팀이다. 그런 부분이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 개인 위주보다는 서로를 살려주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