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철벽수비를 과시했다. '유로 공동 득점왕 출신' 패트릭 쉬크(레버쿠젠)도 김민재 앞에서 완전히 침묵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2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린 체코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0-1로 끌려가던 후반 22분 미드필더 황인범(페예노르트)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고, 후반 35분에는 '캡틴' 손흥민(LAFC) 대신 교체 투입된 공격수 오현규(베식타스)가 짜릿한 역전골을 터뜨렸다.
탄탄한 수비진도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비록 1실점은 있었지만, 한국 수비진은 체코의 공격 흐름을 여러 차례 사전에 차단하며 팀이 역전승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중심은 단연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이기혁(강원FC), 이한범(미트윌란)과 함께 스리백을 구성해 수비진을 이끌었다. 풀타임을 소화한 그는 수비적인 플레이 6회, 걷어내기 3회, 헤더 클리어 2회, 가로채기 2회 등을 기록했다. 공중볼 경합 성공률은 80%, 지상볼 경합 성공률은 50%였다.
무엇보다 김민재는 체코의 핵심 공격수 쉬크를 완벽하게 묶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쉬크는 김민재와 같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유명 공격수다. 레버쿠젠 소속으로 2023~2024시즌 무패 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고, 유로 2020에서는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186cm의 좋은 신체 조건을 갖춘 데다 최전방은 물론 측면까지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공격수다.
하지만 이날 쉬크는 김민재에게 가로막혀 완전히 지워졌다. 팀의 3-4-2-1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쉬크는 단 한 번도 슈팅을 시도하지 못했다. 볼 터치도 11회에 그쳤다. 결국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체코 감독은 후반 18분 쉬크를 불러들였다. 대신 신장이 198cm에 달하는 토마시 호리(슬라비아 프라하)를 투입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도 쉬크의 부진과 김민재의 존재감을 주목했다. 가디언은 "쉬크는 김민재를 상대로 좀처럼 소득을 얻지 못했고, 동료들로부터 받는 지원도 좋지 않아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레버쿠젠 공격수에게는 길고 외로운 밤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활발했고 충분한 클래스를 보여줬다. 김민재는 후방에서 바위 같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코우베크 감독의 교체 카드도 통하지 않았다. 김민재는 자신보다 10cm 이상 큰 공격수 호리와의 맞대결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제공권 싸움뿐 아니라 정확한 수비 위치 선정과 한발 빠른 커버 플레이로 안정감을 보여줬다.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강한 피지컬을 앞세워 상대 공격수를 제압하는 장면까지 만들었다.
결국 호리 역시 슈팅 0회로 경기를 마쳤다. 체코는 쉬크에 이어 호리까지 투입하며 높이와 피지컬로 승부를 보려 했지만, 김민재가 버틴 한국 수비를 뚫지 못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도 김민재에게 평점 7.4를 부여했다. 반면 김민재에게 막힌 쉬크와 호리는 나란히 평점 5.9에 그쳤다.
가디언은 체코의 경기력도 냉정하게 평가했다. 매체는 "체코는 제한적이었다. 그들은 상대를 피지컬로 압도하려는 경기 계획을 가지고 나왔다. 하지만 한국, 특히 김민재가 단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세트피스가 체코의 주된 공격 위협이었다. 흔치 않은 수준의 긴 스로인이 선제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체코는 높이와 피지컬을 앞세워 한국을 압박했지만, 오픈플레이에서는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결국 후반 중반 이후 흐름을 내줬다. 여기에 한국의 투지 넘치는 반격에 1-2 역전패를 당했다.
가디언은 향후 A조 판도도 전망했다. 매체는 "첫 경기 승리 팀인 한국과 멕시코는 다음 경기에서 맞붙는다. 조 1위와 토너먼트로 가는 가장 쉬운 길을 놓고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반면 첫 경기에서 패한 체코와 남아공에 대해서는 "생존을 걸고 싸운다"고 표현했다. 이어 "체코가 남아공을 이길 것으로 보지만, 32강에 오른다고 해도 그 이상 누군가를 위협하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낮게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