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는 대한민국을 구했고... '쓰러지기 직전' 오현규 살린 '언성 히어로' 빛났다 [과달라하라 현장]

과달라하라(멕시코)=박건도 기자
2026.06.13 10:19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오현규 선수가 체코전에서 38도 고열과 설사 증상을 극복하고 결승골을 기록하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송준섭 수석주치의와 백정국 의무팀장은 오현규의 증상이 스트레스와 탈수 때문이었으며 적절한 치료와 고지대 적응 훈련이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밝혔다. 부상 중인 배준호와 김태현 선수는 순조롭게 회복 중이며 조별리그 2차전이나 3차전 복귀가 예상된다.
백정국(왼쪽) 의무팀장과 송준섭 박사. /사진=박건도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체코와 본선 첫 경기에서 역전극을 완성한 가운데, 결승골의 주인공 오현규의 38도 고열 투혼 뒤에 숨겨진 의무팀의 눈부신 활약이 공개됐다. 오현규(베식타시)가 그라운드 위에서 대한민국을 구했다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회복시킨 숨은 영웅들이 빛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체코전 승리 다음 날인 13일 오전(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대표팀 훈련장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회복 훈련에 돌입했다.

훈련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대표팀의 송준섭 수석주치의와 백정국 의무팀장은 오현규가 경기 직전 겪었던 몸 상태와 이를 극복해낸 과정, 고지대 적응 성과와 부상 선수들의 회복 현황을 자세히 전했다.

2026 북중미월드컵에 출전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회복 훈련을 진행했다. 오현규와 이강인이 대화를 나누며 회복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백 팀장은 오현규가 경기 직전 겪은 급작스러운 발열과 설사 증상에 대해 "미국에서 멕시코로 넘어오면서 일부 선수들이 약간의 설사 증상을 겪었다"며 "오현규 선수 역시 경기가 임박할 떄 설사를 하면서 몸에 탈수가 왔고, 발열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상황은 심각했다. 오현규는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들어하고 화장실 가기도 버거워하며 "도저히 못 뛰겠다"고 호소했을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이에 백 팀장은 "다행히 사전에 준비했던 치료법이 딱 적합하게 맞아떨어져 점심식사 이후 회복세가 돌았고,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는 거의 정상 컨디션을 찾았다"라고 전했다.

송준섭 수석주치의는 선수가 짊어진 심리적 무게감에 주목했다. 송 박사는 "발열의 원인은 스트레스, 탈수, 세균성 등으로 나뉜다"면서 "오현규 선수는 월드컵이라는 무대의 압박감과 책임감에서 온 스트레스에 탈수 증세가 겹친 것으로 본다. 백 팀장이 적절하게 해열제를 투입하고 맞춤형 수분 보충 조치로 일시적인 열이 떨어져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예선 대한민국-체코전이 12일(한국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렸다. 오현규가 역전골을 터트린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두 의무진은 후반전 대역전극의 진짜 원동력으로 홍명보 감독이 강조한 고지대 사전 적응 훈련을 꼽았다. 송 박사는 "고지대 환경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생리적 현상이다. 미국 솔트레이크에서 고생하며 훈련한 성과가 어제 후반전 활동량으로 증명됐다"며 "체코는 고지대 적응을 거치지 않아 눈에 띄게 힘들어했다. 고지대 적응에 월드컵 성패가 달렸다는 분석이 적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부상 자원인 배준호(스토크 시티)와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의 복귀 타임라인도 윤곽이 잡혔다. 발목 부상 중인 배준호는 현재 거의 회복 단계에 도달했다.

체코전 직전 발목을 다쳐 우려를 자아냈던 중앙 수비수 김태현의 상태는 예상보다 훨씬 긍정적이다. 송 박사는 "처음엔 큰 부상인 줄 알고 현지에서 정밀 검사를 했다. MRI 장비 화질이 좋지 않아 인대 손상 정도를 명확히 보긴 어려웠지만, 24시간 후 출혈량과 붓기를 체크해보니 일반적인 염좌 수준이었다. 추후 월드컵 일정 소화에 문제가 없다는 소견을 코칭스태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의무진은 두 선수의 복귀에 대해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송 박사는 "지금 순조롭게 회복 중이지만 여기서 재발하면 '월드컵 아웃'이다.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있으고, 조별리그 2차전이나 3차전 쯤에는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라며 철저한 관리를 약속했다.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예선 대한민국-체코전이 12일(한국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렸다. 역전골 주인공 오현규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감격해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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