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가 지켜본 경기서 또 기적 썼다! 카보베르데, 우루과이와 2-2 무승부... 32강 가능성 높다

이원희 기자
2026.06.22 09:52
카보베르데는 22일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우루과이와 2-2로 비겼다. 보치냐 골키퍼는 비자 문제가 해결되어 경기장을 찾은 어머니가 지켜보는 가운데 팀의 중심을 잡으며 활약했다. 2무를 기록한 카보베르데는 최종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자력 32강 진출에 도전한다.
보치냐의 어머니인 아나 칸디다 에보라(가운데)가 카보베르데-우루과이의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을 찾아 응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치냐(가운데). /AFPBBNews=뉴스1

카보베르데의 돌풍이 멈추지 않고 있다. '우승후보' 스페인과 비긴 데 이어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도 극적인 무승부를 거두며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을 키웠다.

카보베르데는 22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에 출전한 카보베르데는 스페인, 우루과이,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H조에 묶였다. 4팀 중 최약체로 꼽혔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앞서 카보베르데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40세 골키퍼' 보치냐(차베스)의 활약을 앞세워 스페인과 0-0으로 비겼다. 스페인은 무려 27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보치냐가 지키는 골문을 끝내 뚫지 못했다.

경기 후 보치냐는 세계적인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여기에 미국 비자 문제로 어머니를 월드컵 무대에 모시지 못했다는 사연까지 소개돼 큰 관심을 받았다. 이후 미국 정부와 카보베르데 측이 비자 절차를 돕는 등 여러 움직임이 이어졌고, 결국 보치냐 어머니의 미국행이 성사됐다.

우루과이전에 앞서 브라질 매체 GE는 "보치냐의 어머니 아나 칸디다 에보라가 월드컵 응원을 위해 미국에 도착했다"면서 "보치냐가 이번 대회에서 어머니가 자신의 경기를 직접 관람하기 어려운 상황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보인 뒤, 그의 어머니는 미국 입국 비자를 발급받았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치냐의 어머니는 입국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아들에게 행운과 좋은 경기를 기원하러 왔다"고 답했다.

실제로 보치냐와 카보베르데 동료들은 어머니가 지켜보는 경기에서 또 한 번 기적을 썼다. 예상을 뒤집고 우루과이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스코어뿐 아니라 경기 내용도 대등했다. 전체 슈팅에서는 우루과이가 17-12로 근소하게 앞섰지만, 카보베르데도 강호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보치냐(가운데)가 카보베르데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카보베르데(빨간색 유니폼)-우루과이 경기. /AFPBBNews=뉴스1

이로써 카보베르데는 2무(승점 2)로 H조 3위에 위치했다. 같은 승점의 우루과이는 다득점에서 앞서 조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우루과이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조 1위 스페인(1승1무·승점 4)을 상대해야 해 부담이 크다.

오히려 카보베르데의 32강 진출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카보베르데는 최종전에서 조 최하위 사우디아라비아(1무1패·승점 1)를 만난다. 승리한다면 1승2무(승점 5)로 자력 32강 진출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비기더라도 3위 팀 간 경쟁에서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이날 카보베르데는 전반 21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미드필더 케비 피나(크라스노다르)가 먼 거리에서 강력한 프리킥 슈팅을 날려 골문 구석에 꽂아 넣었다. 우루과이 골키퍼가 손을 뻗었지만 막기 어려운 절묘한 궤적이었다.

하지만 카보베르데는 전반 막판 수비 집중력이 흔들렸다. 우루과이는 전반 44분 막시 아라우호(스포르팅 CP)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카보베르데 수비수 머리에 맞은 공이 골대를 때리고 나왔고, 골문 앞에 있던 아라우호가 다시 머리로 밀어 넣었다. 이어 우루과이는 전반 추가시간 아구스틴 카노비오(플루미넨시)의 추가골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카보베르데의 골 세리머니. /AFPBBNews=뉴스1
경기에 집중하는 보치냐(왼쪽). /AFPBBNews=뉴스1

그러나 카보베르데는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16분 우루과이 수비진에서 패스 미스가 나왔고, 엘리우 바렐라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바렐라는 공을 빼앗은 뒤 우루과이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에스투디안테스)까지 제쳤다. 이후 침착하게 텅 빈 골문으로 공을 밀어 넣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양 팀의 쉴 틈 없는 난타전이 이어졌다. 우루과이는 후반 카노비오가 상대 골키퍼와 맞서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이 옆으로 벗어났다. 카보베르데 역시 결정적인 역습 찬스에서 우루과이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의 슈퍼 태클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이날 보치냐 골키퍼는 스페인전만큼 많은 선방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움직이고 소리치며 수비진을 조율했다. 어머니가 지켜보는 앞에서 팀의 중심을 잡으며 또 한 번 귀중한 승점을 만들어냈다.

고개를 숙인 우루과이 선수들. /AFPBBNews=뉴스1
카보베르데 선수단. /AFPBBNews=뉴스1

한편 FIFA 랭킹 67위의 카보베르데는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D조에서 카메룬, 앙골라 등 만만치 않은 팀들과 경쟁했고, 당당히 조 1위를 차지하며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조직적인 수비와 빠른 역습이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블루 샤크'라는 애칭을 가진 카보베르데는 아프리카 서쪽 대서양에 위치한 군도 국가다. 15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으며, 국토 면적은 4033㎢로 한국의 약 25분의 1 수준이다. 인구도 약 52만1000명에 불과하다. FIFA에 가입한 것도 1986년이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스페인과 우루과이를 상대로 연달아 승점을 따내며 놀라운 이변을 만들어내고 있다.

북중미 월드컵 H조 순위. /사진=AI 제작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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