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우려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저는 '상대 팀들이 우리를 더 걱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주 DB 이규섭(49) 감독이 새로운 외국선수 레이션 해먼즈(29) 영입 소감을 전했다.
DB는 22일 구단 SNS를 통해 해먼즈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KBL 팬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이다. 2024~2025시즌 수원 KT에서 처음 KBL 무대를 경험한 해먼즈는 지난 시즌 울산 현대모비스로 팀을 옮겨 활약했다. 신장 200cm 포워드로, 공격력만큼은 확실하게 증명했다. 2025~2026시즌 정규리그 51경기에 출전해 평균 20.8득점 8.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다음 시즌에는 DB 유니폼을 입고 KBL 무대를 누빈다.
해먼즈가 합류하면서 DB는 강력한 공격 옵션을 셋이나 보유하게 됐다. 'MVP 출신' 이선 알바노가 평소처럼 팀 중심을 잡고, 핵심 외국인선수 헨리 엘런슨도 합격점을 받아 동행을 이어간다. 지난 시즌 알바노는 평균 17.6득점, 엘런슨은 평균 21.8득점을 몰아쳤다. 특히 지난 시즌 KBL에서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단 3명뿐이었는데, 엘런슨과 해먼즈가 그 주인공이었다.
이규섭 감독은 이날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해먼즈 영입에 대해 "사실 외국선수 빅맨 자원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마침 해먼즈가 한국에서 계속 뛰고 싶어 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오퍼를 보냈다. 다행히 해먼즈가 흔쾌히 수락해줬다. DB 구단에서 잘 영입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반겼다.
이제 알바노, 엘런슨, 해먼즈가 한 팀에 뛴다. 사령탑은 수비 약점보다 공격 장점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이 감독은 "엘런슨도 그렇고, 해먼즈도 수비적인 부분에서 고민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오히려 저는 '상대 팀들이 우리를 더 걱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고 선수들을 향해 믿음을 보냈다.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이 감독은 해먼즈 영입 전 여러 상황을 공부하고 검토했다. KBL은 새 시즌부터 외국선수 출전 제도가 달라진다. 기존 '2명 보유 1명 출전'에서 '2명 보유 2명 출전'으로 확대된다. 1쿼터와 4쿼터에는 1명, 2쿼터와 3쿼터에는 2명의 외국선수가 동시에 뛸 수 있다. 이를 위해 이 감독은 일본 B.리그를 참고했다.
이 감독은 "최근 일본 B.리그 경기를 굉장히 많이 봤다. 정통 빅맨 유형의 외국선수를 쓰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들의 맞대결을 살펴봤더니 느끼는 점이 많았다"며 "어설픈 빅맨을 기용하면 오히려 수비적인 측면에서 장점이 상쇄되는 현상도 발생하더라"고 설명했다.
해먼즈 영입으로 기대하는 부분은 분명하다. 코트를 넓게 쓰는 스페이싱과 빠른 템포다. 이 감독은 "해먼즈가 합류하면서 스페이싱이나 템포를 조금 더 빨리 가져갔을 때 생기는 이점들이 있을 것"이라며 "아직은 생각에 불과하지만, 이를 구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지훈련에서 확인해야 하고, 시즌을 치르다 보면 단점도 나올 것이다. 여러 가지 보완할 부분이 생기겠지만, 제가 잘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DB에는 강상재, 정효근, 김보대 등 투지가 좋고 신체 조건이 뛰어난 포워드 자원이 있다. 내외곽을 오갈 수 있는 멀티 플레이도 가능하다. 여기에 알바노도 슛과 패스, 경기 운영 등 여러 장점을 갖췄다. 이 감독은 "제가 스페이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알바노가 있고, 사이즈가 좋은 포워드들이 많다. 잘 운영한다면 좋은 과정뿐만 아니라 좋은그림이 나올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어 이 감독은 "선수단 구성은 마무리가 다 됐다. 앞으로도 어떻게 하면 잘 구현이 될지, 혹은 단점들이 나왔을 때 어떻게, 또 빠르게 대처할 것인지 이런 부분을 좀 잘 생각해서 시즌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득점 루트와 세부 전술은 비시즌 동안 맞춰갈 계획이다. 이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해보면서 조금씩 수정하겠다"면서 "전지훈련이나 비시즌 연습경기 등을 통해 점검해 나가겠다. 공격적인 부분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DB는 지난 시즌에도 이미 공격 지표에서 리그 최상위권에 있던 팀"이라고 평가했다.
이 역시 해먼즈를 영입한 이유 중 하나다. 이 감독은 "기존에 잘됐던 강점은 그대로 이어가야 한다. 다만 올 시즌 가장 큰 변수는 외국선수 2명이 함께 출전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부분을 정말 많이 연구했다"며 "핸들러가 조금 더 많은 플레이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에게 이번 비시즌은 더욱 중요하다. 새롭게 DB 지휘봉을 잡은 만큼, 자신이 구상하는 색깔을 빠르게 팀에 입혀야 한다.
그는 "제 생각을 구현하기에 당연히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이를 최대한 줄이는 게 제 몫"이라며 "기존에 좋았던 부분은 잘 이어가야 한다. 일단 선수들이 준비를 잘해왔다. 올 시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밑그림을 나왔다고 생각한다. DB 팬들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