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더라."
이숭용(55) SSG 랜더스 감독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KBO 통산 홈런 1위 최정(39)이 기약 없는 부상으로 이탈해 있기 때문이다.
이숭용 감독은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어제도 병원을 갔다 왔는데 의사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더라. 진통제를 먹고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며 "어디가 안 좋아서 치료를 하거나 쉬어야 한다는 얘기도 안 한다. 팀 내에서도 계속 고민하고 얘기하고 있는데 빼더라도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게 없다"고 답답함을 나타냈다.
최정은 지난 1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출전해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4회초 두 번째 타석을 앞두고 김재환과 교체됐다. 최근 계속 나타나고 있는 좌측 고관절 부위 불편함이 재발했기 때문이다. 결국 최정은 20일과 21일 경기에서도 벤치를 지켰다.
올 시즌 57경기에서 타율 0.294 17홈런 45타점 35득점, 출루율 0.394, 장타율 0.618, OPS(출루율+장타율) 1.012로 시간을 거스르는 듯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최정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해엔 햄스트링 부상이 수차례 반복됐다. 95경기 출전에 그친 이유다. 그러나 이번엔 이야기가 다르다. 휴식이나 치료가 답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숭용 감독은 "어떤 자세만 취하면 아프다. 걷다가도 그럴 때가 있고 안 그럴 때는 또 괜찮은데 한 번 그러면 하루 동안은 간다"고 말했다.
휴식을 취하게 한다고 상태가 호전되는 것도 아니다. 팀이 9위로 처져 있는 가운데 최정 또한 2군행은 원치 않는 결과다. 이 감독은 "멘탈이 강하니까 버티고 있는 것이지만 그래도 사람이지 않나. 본인이 '(2군에) 내려가면 무너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일단 하는 데까지 해보자고 했다. 혹시라도 통증이 또 오면 그때 좀 빠지고 또 대타나 지명으로 나가고. 수비는 신경 쓰지말고 몸부터 신경 쓰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치료법을 찾기 위해 모든 힘을 쏟고 있다. 이 감독은 "일단 한국에 있는 병원을 다 알아보고 일본이든 미국이든 다 알아봐서 한 명이라도 같은 사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본인이 제일 힘들 것이다. 정확하게 치료를 해서 될 것이면 빼면 되는데 그런 방법도 없다고 하니까 답답하다. 빠져도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그러면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쉰다고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계속 회의하고 고민해 봐도 답이 없다. 일단 본인은 하는 데까지는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 두 분이 다 그렇게 얘기하니까 더 답답한 것이다. 그냥 염증이라고만 하는데 본인은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느낀다. 중이다. 또 병원을 알아보고 있다. 치료가 될 수 있다면 그게 먼저다. 그래야 올해 안 되더라도 내년, 후년에도 계속해야 할 선수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5연패를 끊어낸 뒤 타선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SSG는 이날 정준재(2루수)-박성한(유격수)-김재환(지명타자)-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전의산(1루수)-고명준(3루수)-최지훈(중견수)-김성욱(우익수)-조형우(포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김건우.
그럼에도 최정 없이 SSG의 고공행진을 기대키는 어렵다. 최정의 치료에 SSG가 전력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