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응원'을 두고 일본 언론과 누리꾼들이 도리어 억지 주장과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 '더월드'는 23일 "일본 대표팀의 승리 이면에 욱일기 응원이 한국 내에서 논란을 부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 21일 멕시코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4-0으로 완승했다. 하지만 대승의 기쁨을 퇴색시키는 불미스러운 장면이 중계화면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한 일본 관중이 욱일기를 들고 관중석에서 응원하는 모습이 송출된 것이다.
국제 스포츠 축제에 욱일기가 등장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월드컵은 물론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주요 국제 대회마다 등장해 논란을 빚어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48개 출전국을 소개하는 한 유명 축구 유튜브 채널 영상에 욱일기 응원 장면이 여러 차례 노출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FIFA가 직접 나서 욱일기 응원을 제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과 누리꾼들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논리다. 오히려 욱일기를 더욱 당당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월드는 "현지 중계 영상에 욱일기를 내걸고 응원하는 일본인 서포터의 모습이 잡히며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 매체는 스탠드 청소로 찬사를 받는 이면에 숨겨진 욱일기 게양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고 전했다.
'야후 재팬' 한 기사에 일본 누리꾼 A는 "이제 슬슬 일본축구연맹도 욱일기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부당 행위라고 FIFA에 이의를 제기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라며 "일부 국가에서 욱일기에 대해 클레임을 거는 것은 일본을 괴롭히려는(해러스먼트) 목적"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놀랍게도 해당 댓글은 1만 6천 개가 넘는 추천을 받으며 베스트 댓글에 올랐다.
또 다른 누리꾼 B는 한술 더 떠 "차라리 제소를 받아서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결판을 내면 어떨까"라며, "제2차 세계대전을 연상시킨다는 개인의 주관이 독립국의 국기나 해상자위대의 깃발에 개입할 수 있는지 판단을 받아보자. 내친김에 다케시마(독도) 문제도 함께 제소받도록 하자"며 적반하장의 극치를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욱일기와 유사한 태양 문양을 사용하는 북마케도니아를 언급하며 "북마케도니아가 월드컵에서 한국과 맞붙어 욱일기 문양을 흔드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라며 한국을 조롱하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자위대 함정에서 게양하는 깃발인 만큼 일본 정부가 당당하게 주장하지 못해 여론이 잘못 흘러갔다'며 도리어 유감을 표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과거 침략 전쟁의 역사를 잊고 피해국에 대한 배려를 찾아볼 수 없는 몰역사적인 인식이다.
일본 내에서 억지 주장이 펼쳐지는 가운데 국내에선 실질적인 조치에 나섰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FIFA에 고발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욱일기는 일본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만큼 월드컵 같은 국제 무대에서 사용되어선 안 된다"며 "아시아 축구 팬들에게 전쟁의 상처를 떠올리게 하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FIFA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이를 두고 일본 누리꾼은 반감을 나타냈다. 누리꾼 C는 "일본 국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이 교수를 제소하는 수밖에 없다. 확실하게 자료를 갖추고 완벽히 이론 무장을 해 압도하지 않으면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며 "상대방이 진저리를 칠 정도로 박살 내지 않으면 대대손손 근거 없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며 적반하장 태도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