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조별리그 통과를 위한 경우의 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전 무승부 이상. 홍명보 감독조차 "이런 상황의 경우의 수는 없었던 거 같다"고 언급할 정도로 여유로운 상황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5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대회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남아공과 격돌한다. 한국은 승점 3(1승 1패)으로 조 2위, 남아공은 승점 1(1무 1패)로 최하위에 각각 머무른 채 맞대결을 펼친다. FIFA 랭킹은 한국이 25위, 남아공은 60위다. 한국과 남아공 간 역대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A조는 멕시코(승점 6·2승)가 유일하게 조 1위와 32강 진출을 모두 확정했다. 한국과 체코(승점 1), 남아공 모두 최종전 결과에 따라 32강 진출 여부가 갈린다. 다만 이 3개 팀 가운데 한국의 32강 진출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한국의 32강 확률을 89.96%로 예측했다. 체코는 29.76%, 남아공은 20.34%에 각각 불과하다. 32강 진출 경쟁에서 한국이 그만큼 유리하다는 의미다.
실제 한국은 남아공에 지지만 않으면 자력으로 32강 진출이 확정된다. 대신 승자승 규정에 따라 멕시코를 넘어 조 1위가 될 수는 없고, 반대로 체코에 밀려 조 3위로 떨어질 수도 없다. 남아공을 상대로 무승부 이상만 거두면 무조건 조 2위로 32강으로 향한다. 만약 남아공에 지더라도 32강 가능성이 남아 있다. 같은 시각 열리는 멕시코-체코전에서 체코가 멕시코에 무승부 이하에 그치면 된다. 이 경우 한국은 조 3위로 밀리지만, 다른 조 3위 팀들과 성적을 비교해 32강 진출 여부를 가린다. 이번 대회는 12개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8개 팀도 조별리그를 통과해 32강으로 향하게 된다.
이처럼 최종전을 앞두고 '비겨도 되는' 유리한 상황은, 늘 도전자 입장으로 월드컵에 나섰던 한국축구로선 낯선 상황이다. 경험이 많은 홍명보 감독도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나온 관련 질문에 "경우의 수를 따졌을 때 이런 상황의 경우의 수(무승부 이상)는 없었던 거 같다. 이겨야만 올라가는 경우의 수는 많았다"고 말했을 정도다.
다만 이같은 유리한 조건이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도 있다. 자칫 선수들의 안일한 플레이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상대인 남아공은 반대로 한국을 반드시 꺾어야 하는 경기다. 한국의 방심은 자칫 예기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만약 한국이 남아공에 패배할 경우, 같은 시각 멕시코-체코전 결과에 따라 한국의 순위는 4위로 단번에 추락할 수도 있다. 체코가 멕시코를 꺾으면, A조 순위는 멕시코(승점 6), 체코·남아공(이상 승점 4·득실차에 따라 2~3위 결정), 한국(승점 3) 순이 된다. 4위는 조별리그에서 그대로 탈락해 귀국길에 올라야 하는 순위다. 더구나 멕시코는 이미 조 1위까지 확정돼 체코전에 41세 골키퍼 선발 등 로테이션이 예고된 상태다. 체코의 멕시코전 승산 역시 결코 적지 않다. 자칫 최악의 경우 한국의 조별리그 탈락 가능성도 있다.
홍명보 감독 역시 '비겨도 되는' 경우의 수는 잊고, 남아공전 승리를 통해 32강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홍 감독은 "(경우의 수가) 나쁘지는 않지만 특별히 도움이 되는 부분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어려운 경기"라며 "상대도 까다롭기 때문에 비겨도 된다는 생각을 하면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 저희도 포기하지 않고 승리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