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유통시장이 국내 소비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은 가운데 플랫폼의 판매 방식과 물류 역할에 따라 책임 범위를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쿠팡으로 대표되는 직매입(1P)과 네이버로 대표되는 마켓플레이스(3P) 모델을 동일한 기준으로 규제하기보다 플랫폼의 수익 구조와 권한, 소비자 접점 수준에 맞춰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는 24일 SC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한국유통학회 포럼에서 '지속가능한 이커머스를 위한 유통모델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 온라인 상품 거래액이 2017년 대비 2.5배 이상 증가한 186조5000억원을 기록한 것을 두고 온라인 플랫폼이 사실상 국민 생활의 핵심 유통망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무점포 소매의 최근 10년간 연평균 성장률 역시 12.6%로 오프라인 업계를 압도하고 있다.
다만 조 교수는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플랫폼의 거래구조와 책임 범위가 사회적 쟁점이 된다고 지적하며 1P, 3P, 2자물류(2PL)·3자물류(3PL) 등을 나눠 플랫폼 책임 체계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P는 플랫폼이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구조다. 상품 매입 후 판매 전 과정을 통제·관리함으로써 소비자 피해에 대한 책임도 비례한다. 반면 3P 모델은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판매자 생태계 조성과 관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외부 위탁 물류·운영서비스 모델인 2자물류(2PL)·3자물류(3PL) 등은 물류 실행 관련 책임을 맡는다.
조 교수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판매 주체, 배송 책임자, 반품·환불 책임자, 광고·추천 여부, PB·직매입 상품 여부 등을 명확히 표시하고 물류·풀필먼트 적용 상품도 판매자·플랫폼·물류서비스 제공자의 역할을 구분해 안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상생 생태계 구축을 위해 수수료 산정 기준, 광고상품 노출 기준, 판촉행위 기준, 알고리즘 운영 기준, 데이터 접근권, 물류·풀필먼트 요금과 책임 범위를 투명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판매 모델과 물류 서비스를 분리하는 방향이 향후 유통 플랫폼의 진화 방향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직계약형 풀필먼트 모델을 차세대 유통 모델로 제시했다. 3P와 풀필먼트를 결합한 이 모델은 판매자가 상품 소유권과 가격 결정권을 유지하면서 보관·배송·반품·CS 등 운영 기능을 외부 물류·운영 파트너를 통해 보완하는 방식이다. 공급망 전반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조 교수는 플랫폼이 판매자와 직접 계약을 맺고 물류사를 지정·관리하는 구조에서는 플랫폼의 권한이 커지는 만큼 책임 범위도 명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검품·반품 책임, 물류·풀필먼트 요금 기준, 물류사 지정권을 보유한 직계약형 구조의 책임 분담 기준을 정책 과제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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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수는 "지속가능한 이커머스 생태계를 위해서는 플랫폼의 수익·권한·책임이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