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도 처음인 굴욕 경험들, 이렇게 허망하게 라스트 댄스 끝나나

김명석 기자
2026.06.25 18:07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배했다. 한국은 조 3위로 밀려나며 자력 진출에 실패했고 다른 조 3위 팀들과 성적을 비교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손흥민은 월드컵 데뷔 이후 처음으로 선발에서 제외되고 조별리그 3경기 동안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는 굴욕을 겪었다.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3차예선 대한민국 대 남아공 경기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에스타디오 BBVA에서 열렸다. 후반전 선제골을 허용하며 남아공에 0-1로 패해 조3위에 머문 대표팀, 손흥민, 옌스 등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으로 경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2026.06.24. /사진=김진경 kim.jinkyung@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3차예선 대한민국 대 남아공 경기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에스타디오 BBVA에서 열렸다. 후반전 선제골을 허용하며 남아공에 0-1로 패해 조3위에 머문 대표팀, 손흥민, 옌스 등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으로 경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2026.06.24. /사진=김진경 kim.jinkyung@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4·LAFC)의 월드컵 '라스트 댄스'가 자칫 허망하게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홍명보호가 조별리그조차 통과하지 못한 채 다른 조 3위 팀들과 성적을 비교해야 하는 굴욕적인 상황과 마주한 탓이다. 손흥민 역시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사상 처음 월드컵 경기 선발에서 제외되고, 단 1개의 공격 포인트로 쌓지 못하는 등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졌다. FIFA 랭킹은 한국이 25위, 남아공은 60위다. 이날 한국은 남아공과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 직행이 확정이었다. 그러나 경기 내내 졸전에 그친 끝에 후반 18분 선제 결승골을 실점하며 충격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승점 3(1승 2패)에 머무르며 멕시코(승점 9), 남아공(승점 4)에 이어 조 3위로 밀렸다. 이번 대회는 각 조 1위·2위, 그리고 12개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8개 팀이 32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한국은 32강 토너먼트 자력 진출에 실패한 채 다른 조 3위 팀들과 성적을 비교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실력으로 32강 진출권을 따내는 게 아니라, 이제는 조별리그를 모두 마친 뒤 다른 조 상황을 지켜보며 운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같은 상황이 가장 아쉬운 건 단연 손흥민이다. 1992년생인 손흥민은 나이를 고려할 때 사실상 이번 월드컵이 마지막 대회일 가능성이 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생활을 마치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이적한 가장 큰 이유 역시도 최고의 컨디션으로 월드컵에 나서기 위함이었다. 이번 월드컵이 주목을 받은 이유 중 하나 역시도 손흥민의 월드컵 라스트 댄스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었다.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3차예선 대한민국 대 남아공 경기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에스타디오 BBVA에서 열렸다. 후반전 선제골을 허용하며 남아공에 0-1로 패해 조3위에 머문 대표팀, 태극전사들의 아쉬움이 크다. 2026.06.24. /사진=김진경 kim.jinkyung@

그러나 정작 손흥민의 존재감은 대회 내내 좀처럼 빛을 발하지 못했다. 대표팀에서는 잘 맞지 않는 포지션에 제한적인 출전 시간, 심지어 '사상 첫 선발 제외'까지 이어진 홍명보 감독의 아쉬운 활용법이 그 중심에 있다. 실제 홍명보 감독은 앞선 체코·멕시코전 모두 손흥민을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전시켰다. 이어 체코전에선 후반 24분, 멕시코전에선 후반 12분 만에 각각 그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체코전에선 6개의 슈팅 기회를 모두 놓친 손흥민의 부진이 아쉬웠다. 결과적으로는 대신 투입된 오현규(베식타시)가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홍명보 감독의 용병술로 포장도 됐다. 다만 이어진 멕시코전에선 손흥민 선발 카드도, 교체 카드도 모두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손흥민의 교체 타이밍(후반 12분)이 너무 빨랐다는 지적부터 최전방이 아닌 측면에 둬야 한다는 비판 등이 이어졌다.

한국의 32강 진출 여부가 걸린 중요한 조별리그 최종전. 손흥민 활용법에 대한 논란에 홍명보 감독의 답은 측면 이동이 아닌 '선발 제외'였다. 홍 감독은 오현규를 최전방에 두고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양 측면에 두고 공격진을 꾸렸다. 대신 손흥민은 벤치에 앉혔다. 2014 브라질 대회 당시 월드컵에 데뷔한 손흥민이 월드컵 무대 선발에서 제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상대가 힘이 빠지고 공간이 생겼을 때 넣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로 투입됐다. 다만 손흥민 교체 투입 이후 20분도 채 안 돼 한국은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홍명보 감독의 구상과 달리 남아공은 두텁게 수비벽을 쌓으면서 공간이 사라졌다. 그런 남아공을 상대로 홍명보 감독은 이렇다 할 묘책을 꺼내 들지 못했다. 전술 변화조차 없이 무의미한 공격만 반복한 끝에 결국 경기는 한국의 0-1 패배로 끝났다. 손흥민의 표정엔 패배에 대한 아쉬움과 짜증이 가득했다.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3차예선 대한민국 대 남아공 경기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에스타디오 BBVA에서 열렸다. 후반전 선제골을 허용하며 남아공에 0-1로 패해 조3위에 머문 대표팀, 태극전사들의 아쉬움이 크다. 2026.06.24. /사진=김진경 kim.jinkyung@

이날도 공격 포인트를 쌓지 못한 손흥민은 결국 데뷔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3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게 됐다. 그는 이번 월드컵을 제외하고 지난 2022 카타르 대회까진 매 대회 조별리그에서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과 재회한 이번 월드컵에서는 처음 침묵했다. 손흥민과 팬들로선 대회 내내 제한적이었던 출전 시간과 첫 선발 제외, 포지션 등 홍 감독의 선택 하나하나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손흥민에게는 굴욕적으로까지 다가올 만한 홍 감독의 선택들이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자칫 한국이 다른 조 3위 팀들과 성적 비교에서 밀려 32강에서 탈락하게 될 경우, 손흥민의 북중미 월드컵 여정 역시 허무하게 끝난다는 점이다. 손흥민이 직접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선언한 적은 없지만 여러 정황상 사실상 월드컵 라스트 댄스에도 마침표가 찍힐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 스스로도, 팬들도 누구도 원하지 않았을 마무리다.

손흥민은 경기 후 "안타깝다고 해야 할지 아깝다고 해야 할지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다른 조 결과를 기다리는 것 자체는 개인적으로 원치 않았던 상황이었다. 많은 선수가 노력한 것에 비해 이런 결과가 나와 아쉽지만, 이제는 우리 손을 떠난 문제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며 "지금은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전체적으로 냉정하게 잘 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3차예선 대한민국 대 남아공 경기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에스타디오 BBVA에서 열렸다.홍명보 감독을 손흥민을 후반전 교체출전시킨후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2026.06.24. /사진=김진경 kim.jinkyung@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3차예선 대한민국 대 남아공 경기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에스타디오 BBVA에서 열렸다. 후반전 선제골을 허용하며 남아공에 0-1로 패해 조3위에 머문 대표팀, 손흥민, 옌스 등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으로 경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2026.06.24. /사진=김진경 kim.jin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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