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결국 1선발 외국인 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크리스 플렉센과 결별하는 쪽으로 결단을 내렸다. 플렉센은 현재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다.
두산 관계자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를 앞두고 "플렉센이 재활하는 과정에서 통증이 재발했다"면서 "이에 최근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사령탑인 김원형 두산 감독도 플렉센과 결별한다고 밝힌 뒤 "미국서 검진을 받았는데 수술 소견이 나왔다. 본인도 볼 던지는 게 두려운 상황이다. 재차 검진을 받았는데, 이전에 당했던 부상 부위는 회복된 상태다. 그런데 다른 쪽에 또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이제 벤자민과 동행 여부만 남았다. 벤자민이 대체 외인으로 정말 잘해주고 있다. 허락만 해준다면 올 시즌 같이 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플렉센은 두산이 왕조를 구축했던 2020시즌 당시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힘을 보탰던 주인공이다. 2020시즌 두산 유니폼을 입고 KBO 리그 21경기에 등판, 8승 4패 평균자책점(ERA) 3.01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큰 경기에 강했다. 지난 2020년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4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두산은 이 여세를 몰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KBO 리그 맹활약을 바탕으로 미국 무대로 돌아간 플렉센. 2021시즌을 앞두고 시애틀 매리너스와 2년 475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2021시즌 31경기에 등판해 14승 6패 평균자책점 3.61의 성적을 올렸다. 179⅔이닝 동안 125탈삼진을 마크했다. 2021시즌 시애틀 구단 내 최다승, 선발 평균자책점, 최다 이닝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시애틀 매리너스, 콜로라도 로키스,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거쳐 지난 시즌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5승 1패 평균자책점 3.09의 성적을 찍은 플렉센.
그리고 플렉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두산으로 돌아오며 한국과 연을 이어가게 됐다. 두산 구단은 플렉센 재영입 발표 당시 "구위가 여전함을 확인했다"며 신뢰를 보냈다.
시범경기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며 더욱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플렉센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3경기에 등판,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0.73을 기록했다. 총 12⅓이닝 동안 11피안타 3볼넷 21탈삼진 1실점(1자책)의 세부 성적을 올렸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14. 피안타율은 0.239였다.
그런데 정규시즌에서 단 2경기 만에 쓰러졌다. 3월 28일 NC 다이노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 4이닝 2피안타(1피홈런) 5볼넷 1몸에 맞는 볼 3탈삼진 2실점(2자책)을 마크한 끝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어 4월 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도중 2회 투구를 하다가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더 이상 공을 던지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고, 이게 올해 그의 한국 무대 마지막 경기가 됐다. 당시 두산 관계자는 "우측 등 통증"이라며 부상 부위를 설명했다.
그렇게 플렉센은 전열에서 이탈했고, 이번에 결국 방출 통보를 받게 됐다. 곧 올스타 브레이크에 이어 본격적인 순위 다툼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두산 역시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다. 천만다행,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웨스 벤자민이 대단히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두산은 벤자민과 더 오랫동안 동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