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인터뷰하면 제일 잘한 줄 알아요" 대한항공전 그 짜릿함 다시 한 번! '두 아이 아빠' 이시몬은 준비됐다 [인터뷰]

김동윤 기자
2026.06.27 08:41
우리카드 이시몬은 지난 시즌 대한항공전에서 교체 투입되어 9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던 짜릿한 기억을 회상했다. 그는 방송 인터뷰를 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기뻐했던 아이들을 떠올리며 더 좋은 모습을 오래 보여주고 싶다는 다짐을 전했다. 이시몬은 알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격력을 보완하고 박철우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여 베스트 멤버에 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우리카드 이시몬이 최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 우리WON 아웃사이드히터 이시몬(34)은 지난 시즌 5라운드 대한항공전을 잊지 못한다.

이시몬은 지난 2월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2025~2026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5라운드 경기에서 공격 성공률 75%로 9득점을 올리며 우리카드의 세트 점수 3-1 승리를 이끌었다. 그날 카일 러셀의 강한 서브에 흔들렸던 이시몬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했다. 경기 후 수훈선수를 뜻하는 팡팡 플레이어로 선정돼 방송 인터뷰도 진행했다.

최근 우리카드 클럽하우스가 위치한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이시몬은 "지난 시즌 대한항공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때 알리와 (김)지한이가 잘 안 풀려서 교체로 들어갔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성정이랑 같이 들어갔는데 그때 정말 즐겁게 배구했던 기억이 난다. 많이 뛴 건 아니었지만, 그날은 뭔가 다 잘돼서 배구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공이 올라오면 뭐든 때릴 수 있을 것 같고, 어떤 공이든 다 받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몸 상태도 좋았겠지만, 자신감이 넘쳤다. 그런 상황이 계속 맞아떨어졌고 경기 후 몇 안 되는 방송 인터뷰도 해서 더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우리카드 이시몬이 2025~2026시즌 진에어 V리그 5라운드 대한항공 원정에서 포효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아들 로운(8)이와 딸 로아(6)가 그 누구보다 기뻐했다. 이제는 초등학교에 진학해 주말밖에 배구장을 찾지 못하지만, 가끔은 아빠에게 훈수도 두는 열성 배구 팬이다. 이시몬은 "아이들이 어릴 때는 많이 왔는데 요즘은 학원도 다니고, 평일 경기는 늦게 끝나서 주말 경기만 온다. 대한항공전은 평일이라 TV로 봤다. 몇 안 되는 인터뷰라 아내가 방송 인터뷰하는 나를 지켜보는 아이들의 영상도 찍었는데, 정말 기뻐하더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아들은 방송 인터뷰하는 사람이 제일 잘하는 줄 안다. 그래서 그날이 내게 더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들, 딸이 아빠가 배구선수라는 걸 기억하는 것 자체가 축복받은 일이라고 느꼈다. 더 좋은 모습을 오래 보여주고 싶은 것이 어쩔 수 없는 아빠의 마음 같다"고 애틋함을 숨기지 못했다.

2026~2027시즌에 돌입하는 우리카드의 가장 큰 과제는 지난 시즌 V리그 베스트 7이자 주포 알리 하그파라스트(22)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다. 우리카드가 아시아쿼터 빈자리를 미들블로커로 메우는 차선책을 택하면서, 이시몬, 김지한(27), 한성정(30) 등 국내 아웃사이드히터들의 활약이 중요해졌다.

그런 의미에서 알리가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역전승을 일궈낸 대한항공전은 이시몬과 우리카드 모두에 의미가 있었다.

우리카드 이시몬(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알리(맨 오른쪽)을 안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이시몬은 "선수라면 그런 맛을 봐야 하는 것 같다. 솔직히 그런 희열을 느껴보지 않고 '높은 곳까지 올라가려면 열심히 해'라는 말을 들으면 동기부여가 안 생긴다. 그런데 그 짜릿함을 느껴본 선수라면 나중에 내가 더 잘했을 때의 모습을 기분 좋게 상상하면서 훈련에 임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알리 공백에 대한 우려는 알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똑같은 마음가짐이다. 알리가 없어도 누군가는 해야 한다. 지난 시즌도 확실한 주전 2명만 뛰지 않았다. 누군가 안 됐을 땐 교체로 들어가고 서로 도움을 주면서 봄 배구까지 갔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박철우(41) 우리카드 감독은 성적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대행 신분임에도 과감하게 라인업을 흔들었다. 주전이라도 좋지 않은 선수는 세트 도중 제외하는 과감한 결정으로 백업 존에도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 부분이 많은 동기부여와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우리카드 선수들은 말한다.

이시몬은 "선수는 경기에서 뛰어야 한다. 한 번이라도 코트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과 아예 뒤에만 있는 건 완전히 다르다. 지난해 박철우 감독님이 선수 운용 폭을 넓히면서 백업존에 있던 선수들도 '우리가 언제 들어갈지 모르니 준비 잘하고 있자'고 했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이어 "주전들도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 먼저 들어간 선수들이 실수를 많이 하면 눈치가 보인다. 반대로 그 실수를 안 하려고 더 노력하게 된다. 그렇게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했다.

우리카드 이시몬이 리시브를 위해 몸을 날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우리카드는 이시몬에게 기존의 수비력에 조금의 공격력을 더 원한다. 알리가 빠진 만큼 주전으로 나갈 선수들은 십시일반 득점을 모아 그 공백을 메워야 한다. 이시몬은 "감독님께서 리시브, 수비는 괜찮으니까 공격적인 부분을 조금 더 신경 쓰라고 하셨다. 감독님이 현역 시절 워낙 대단한 공격수시라 배울 점이 정말 많다. 지난 시즌도 많은 피드백을 주셨고 내가 모르는 부분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다. 내게는 너무 좋은 기회"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내게 공이 올라왔을 때 득점 성공률을 높이려 한다. 공이 나쁘더라도 어떻게든 그 공을 때려서 득점해야 한다. 그러려면 세터들과 대화를 자주 하려 한다. 내가 잘하는 강점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공격적인 부분도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카드는 잘하는 선수가 코트에 나간다. 박철우 감독이 제시한 올시즌 모토에 두 아이의 아빠는 전력으로 응답할 생각이다. 이시몬은 "먼저 어느 감독이든 잘하는 선수를 쓰는 게 맞다. 다만 그 안에서의 팀워크나 시너지 효과도 정말 중요하다. 박철우 감독님은 그걸 중요하게 여기신다. 항상 선수들의 태도와 기본을 말씀하시고, 코트 안에서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냈으면 좋겠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감독 취임식에서 선수들을 편견 없이 보겠다고 말하셨다는 기사를 봤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닌 오로지 실력으로만 한다는 의지에, 나도 어떻게든 베스트 멤버에 들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알리가 정말 잘하는 선수고 배울 게 많은 선수지만, 내게도 장점은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알리와 다른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코트에서 그 장점을 최대한 발휘해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우리카드 이시몬(가운데)이 박철우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