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기적은 없었고, 태극전사들은 타국 골망이 흔들리는 순간 허탈하게 고개를 숙였다. 벼랑 끝에서 피 말리는 경우의 수를 기다리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단이 끝내 탈락이 확정되는 순간을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대표팀 선수단은 27일(현지시간) 저녁 식사 시간을 이용해 우즈베키스탄과 콩고민주공화국의 K조 최종전을 동반 관람했다. 한국이 극적으로 32강 막차를 타기 위해서는 이미 탈락이 확정된 우즈베키스탄이 콩고민주공화국을 반드시 잡아줘야만 하는 가혹한 상황이었다.
이날 저녁 식사 자리에 모인 대표팀의 분위기는 초조함 그 자체였다. 선수단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다. 일부 선수들은 호텔 식당에서 경기를 지켜봤고, 또 다른 일부 선수들은 개인적으로 방에 따로 모여 그룹을 지어 관전했다.
선수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우즈베키스탄을 뜨겁게 응원했지만, 냉정한 현실은 잔인했다. 포르투갈과 호각을 다퉜던 콩고민주공화국의 전력은 강했고, 자력 진출을 노리는 그들의 동기부여는 한국의 기대를 무참히 짓밟았다. 우즈베키스탄은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전 연달아 3실점하며 무너졌고 뒤이어 승부에 못을 박는 추가골까지 터지자 대표팀 거처에는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을 터다.
현장에 있던 협회 관계자는 "선수단은 초조한 심정으로 경기를 관람했다"며 "콩고민주공화국이 역전 골을 넣고 추가골을 넣었을 때 선수들이 망연자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당시의 참담했던 현장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했다. 한국은 스스로가 아닌 타국의 발끝에 의해 완벽하게 사형 선고를 받는 치욕을 겪었다.
이 경기 패배로 한국의 탈락 방지 시나리오는 완전히 붕괴됐다. 이어 열린 J조 경기마저 알제리와 오스트리아가 3-3으로 비기며 한국에 불리하게 끝나, 한국은 최종 34위라는 수치스러운 성적표와 함께 짐을 싸게 됐다. 2018년 러시아 대회 이후 8년 만에 마주한 조기 탈락의 충격 속에, 태극전사들의 도전은 초라하게 끝났다.
한편 대표팀 중 일부는 미국을 통해 한국으로 입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