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신인 박정민(23)이 개막 후 처음으로 2군으로 향했다.
롯데는 야구 없는 월요일인 29일 박정민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개막전 엔트리에 든 후 이번이 처음이다. 계속해서 좋지 않던 제구와 첫 타자 상대 어려움을 겪는 것이 컸다.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 1.23으로 표면적인 성적과 달리 소화 이닝은 7⅓이닝, 볼넷 수는 6개로 좋지 않았다. 1이닝도 채 소화하지 않고 내려간 횟수도 5차례에 달했다.
2군으로 향하기 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박정민은 "지난 5월부터 계속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 너무 많아졌다. 마운드뿐 아니라 경기가 끝나고 쉴 때도 계속 생각이 많았다. 주변에 좋은 형과 선배님이 많다. 선배님들이 항상 내게 '생각이 너무 많다'고 하셨다"고 돌아봤다.
평소 박정민이 대학교 시절 후배들에게 많이 하던 말과 비슷했다. 박정민은 "내가 대학교 때 후배들한테 야구장 밖에서 야구 생각 많이 하지 말란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여기 와서 선배님들께 들으니 '내가 진짜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하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박정민은 서당초-매송중-장충고-한일장신대 졸업 후 2026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입단한 우완 투수다. 최고 시속 152㎞ 빠른 공과 뛰어난 체인지업으로 즉시전력감이란 평가를 받았다. 개막 후 한 달은 그 평가를 입증한 기간이었다. 4월까지 14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5홀으 1세이브 평균자책점 3.60, 15이닝 19탈삼진으로 깜짝 활약하며 신인왕 후보 1순위로도 꼽혔다.
그러나 예상 밖 선전이 오히려 독이 됐다. 박정민은 "내 생각에도 첫 시작이 너무 좋았다. 예상보다 훨씬 좋게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스스로 나에 대한 기준이 너무 높아졌다. 계속 잘해야 한다, 꾸준히 잘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생겼다. 기복이 있더라도 편차가 크면 안 되고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 난 아직 고작 1년 차였다"고 자책했다.
이어 "아마추어 시절부터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은 있었다. 상대가 이제 나를 분석하고 들어올 텐데 어떤 변화를 줘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아예 버렸다. 머리를 비우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만 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라간다. 매일 점수를 안 주면 감사하고, 점수만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나간다"고 덧붙였다.
대졸 선수들은 고졸 선수들과 다른 풍부한 경험과 한번 지명 실패를 해봤다는 절박한 시점에서 오는 성숙한 마음가짐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래봤자 이제 겨우 22~23세의 청년일 뿐이다. 프로 무대에서는 20세 고졸 선수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 부분을 잘 이해시켜주고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롯데 투수 선배들이다.
박정민은 "선수들에게 리프레시가 제일 중요하다. 경기가 끝나면 야구 생각을 멈출 줄 알아야 한다. 사실 그 부분이 내 장점이었다. 대학 시절까지의 난 온·오프가 확실한 선수였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프로 와서는 그게 잘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좋은 선배님들이 많다. 현도훈 선배님, 김원중 선배님이 정말 많은 이야기해주셨다. (최)준용이 형, (김)진욱이 형 같은 어린 형들도 많이 조언해줬고 그게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처음 재정비의 시간을 갖게 된 박정민은 직구, 체인지업이 아닌 제3구종 구사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박정민은 "나 스스로 직구는 구위를 믿고 던지고 변화구는 스트라이크를 잘 잡는 것이 강점이라 생각한다. 시즌 초반에는 결과가 좋아서 내 직구와 체인지업을 타자들이 쉽게 치지 못한다고 봤다"고 돌아봤다.
이어 "다만 결과가 좋다 보니 체인지업 구사율이 너무 높아졌다. 자연스레 타자들에게 수가 읽히면서 장타도 많이 맞았다. 장타를 피하려다 보니 더 코너에 던지려 했고 볼넷이 많아지는 악순환이 있었다. 특히 좌타자에게 체인지업이 많이 나왔는데 이젠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로 좀 더 넣어 체인지업 비율을 낮추려 한다"고 강조했다.
2군행을 통보받은 박정민에게는 기분 좋은 소식도 있었다. 감독 추천 선수로 현도훈, 김진욱과 함께 올스타에 뽑힌 것. 인터뷰 당시는 발표 전이어서 "올스타는 객관적으로 전형 가망이 없어서 기대도 안 했다"고 해맑게 웃었던 박정민이다.
그보단 시즌 끝까지 부산 롯데 팬들을 웃게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길 바랐기에, 돌아올 박정민에 대한 기대가 크다. 박정민은 "아직 나는 더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잠깐이 아니라 팀에서 꾸준하게 믿을 수 있고 팬들도 기대할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