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시라카와→'불펜 이의리+마무리 조상우'가 막았다... '4위 한계' 넘어설 비장의 카드 될까

인천=안호근 기자
2026.07.18 00:31
KIA 타이거즈는 17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시라카와 게이쇼를 선발로 내세웠으나 4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뒤이어 등판한 이의리가 1.1이닝 무실점 호투로 불펜 전향 후 첫 승을 거두었고, 9회에는 조상우가 만루 위기를 넘기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범호 감독은 투수진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하며 6-3 승리와 함께 4위 자리를 지켰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앞, 가운데)이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방문경기에서 승리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평범한 1승은 아니었다. KIA 타이거즈의 후반기 첫 승엔 남다른 의미가 담겨 있었다.

이범호(45) 감독이 이끄는 KIA는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6-3으로 이겼다.

전날 패배로 시작했지만 이날 승리하며 46승 40패 2무로 4위를 지켰다. 3위 KT 위즈와도 4경기 차로 벌어져 있는 상황. 확실한 터닝 포인트가 필요한 KIA이기에 이날 승리에 의미를 둘 수 있었다.

우선 KIA는 이날 시라카와 게이쇼를 선발 등판시켰다. 전날 애덤 올러가 등판했고 이날은 제임스 네일이 등판하는 게 정석이라고 볼 수 있었으나 이범호 감독의 선택은 시라카와였다.

시라카와는 7경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ERA) 4.88을 기록 중이었다. 5이닝을 장담하기도 어려운 투수다. 이범호 감독도 시라카와 강판 이후의 시나리오를 5회 이전과 이후로 나눠 구상하고 있었다.

KIA 타이거즈 투수 시라카와 게이쇼가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방문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그럼에도 시라카와를 내세운 이유는 분명했다. 이 감독은 "올러와 네일을 같이 붙여놓으면 아무래도 (둘 선발 외 경기에서) 연패에 빠질 수 있는 확률이 생긴다"며 "한 번 더 쓰기 위해 (외인) 두 명을 붙이기도 하는데 그래봤자 하루 차이다. 나중에 비가 오거나 하면 다시 네일을 당겨서 쓸 수도 있다. 여러 면에서 둘을 떼어놓는 게 낫지 않을까 판단했고 네일은 한 턴도 못 쉬어서 하루라도 더 쉬게 해주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라카와는 4회도 채우지 못했다. 2사에서 볼넷을 허용하자 KIA 벤치가 움직였다. 3⅔이닝 동안 5피안타 3사사구 3실점으로 부진했다. 이범호 감독은 당초 시라카와가 4회를 마치고 물러나면 5회를 이의리에게 맡기겠다는 계산이었는데 전날 불펜 투수로 데뷔전을 치른 이의리를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시켰다.

흔들림이 없었다. 이의리는 최고 시속 154㎞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뿌렸고 이 두 가지 구종만으로도 충분히 SSG 타선을 압도할 수 있었다. SSG에서 가장 컨택트가 좋은 박성한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친 이의리는 5회에도 등판해 고명준, 전의산까지 3연속 삼진을 잡아냈고 김재환마저 힘으로 누르며 3루수 팝플라이로 잡아냈다.

2점의 리드 속에 KIA는 6회부터 차례로 정해영, 전상현, 곽도규에게 공을 맡겼다. 그리고 9회를 조상우에게 맡겼다. 올 시즌 주전 마무리로 활약했던 성영탁이 최근 난조를 보였고 이범호 감독은 전반기 막판부터 집단 마무리 체제를 선언했는데 후반기 첫 세이브 상황에서 조상우에게 기회를 부여한 것이다.

2020년 33세이브를 거두며 구원왕에 오를 만큼 경험이 풍부한 조상우는 지난해 KIA 합류 후 클로저 앞에서 활약하며 28홀드를 쌓았는데 올 시즌 KIA 뒷문이 흔들리자 기회를 얻은 것이다.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가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방문경기에서 4회말 2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해 투구를 펼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3점 차로 앞서 있었음에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었다. 9회 들어 갑자기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대타로 나선 첫 타자 오태곤에게 2루타를 맞고 시작했다. 비의 영향인지 제구에도 어려움을 겪어 조형우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무사 1,2루에서 정준재에게 백도어성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고 가장 까다로운 타자 박성한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고명준을 다시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 위기에 놓였으나 홍대인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해내며 결국 무실점 세이브를 챙겼다.

5선발급 투수를 후반기 두 번째 선발 투수로 활용하고도 승리를 챙겼고 그 중심에 전반기엔 없었던 '불펜 이의리', '마무리 조상우'라는 새로운 카드가 있었다는 게 매우 고무적이었다. 데뷔 후 28승을 챙겼던 이의리는 불펜 투수로는 처음으로 1승을 더했고 조상우는 지난해 8월 27일 SSG전 이후 무려 324일 만에 세이브를 추가했다.

경기 후 이범호 감독은 "마운드에서는 등판한 투수들 모두 좋은 투구를 해줬다. 특히 이틀 연속 등판한 이의리가 안정감있는 투구로 팀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힘든 경기였는데 모든 선수들 수고 많았다. 그리고 끝까지 응원해주신 원정팬들께도 감사드린다. 내일도 좋은 경기하겠다"고 다짐했다.

KIA는 5월 중순 이후 줄곧 4위를 지키고 있다. 가을야구로 향할 수 있는 순위이기는 하지만 더 올라설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게 다소 아쉬운 상황이다. 이를 위핸 기존 전력에 더 추가될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날 확인한 불펜 투수 이의리, 마무리 조상우라는 카드가 남은 시즌 KIA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자아낸다.

KIA 타이거즈 투수 조상우(왼쪽에서 2번째)가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방문경기에서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팀 승리를 지켜낸 뒤 코칭스태프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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