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정성이다.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한국 축구대표팀 '에이스' 이강인(25)의 영입 발표를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25일(한국시간) "아틀레티코가 한국인 미드필더 이강인의 영입을 공식 발표하기까지 서울과 마드리드 사이의 끊임없는 조율이 있었다"며 오피셜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아틀레티코는 이날 구단 SNS를 통해 이강인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031년 6월까지다. 이강인은 팀의 에이스를 상징하는 등번호 7번을 받았다. 유럽연합(EU) 비회원국 선수 쿼터 한 자리도 차지하게 됐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강인의 이적료는 기본 3500만 유로(약 580억 원)에 추가 옵션이 붙는 조건이다.
이강인의 아틀레티코행은 약 한 달 전부터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적 임박' 보도만 이어졌을 뿐 정작 구단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아 여러 의문을 낳았다.
오피셜이 예상보다 늦어진 데는 이유가 있었다. 아틀레티코가 이강인의 영입을 완벽하고 화려하게 발표하기 위해 치밀한 준비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이강인의 아틀레티코 이적은 한국시간 오후 5시, 스페인 마드리드 현지시간 오전 10시에 공식 발표됐다. 아스는 "그 시각 아틀레티코는 몇 주 전부터 비공식적으로 알려졌던 한국 선수의 영입을 공식화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발표는 1만㎞ 이상 떨어진 두 나라의 시간을 완벽하게 맞춘 프로젝트였다"며 "발표 순간 한국과 스페인의 시선이 모두 아틀레티코의 붉고 흰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에게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또 매체는 "아틀레티코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미스터 레드'는 며칠 동안 서울과 마드리드의 발표 시간과 관련 작업을 조율했다"고 밝혔다. 두 도시에서 모든 콘텐츠가 동시에 공개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고 동기화했다고 한다.
이강인의 오피셜은 구단 SNS와 온라인 채널에만 머물지 않았다. 서울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 외벽에 설치된 초대형 전광판에도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의 영상이 등장했다. 약 3000㎡ 규모의 해당 전광판은 세 방향에서 영상을 볼 수 있는 국내 최대급 미디어 시설이다.
아스는 "전광판에 영상이 등장하자 차량과 행인들의 시선이 멈췄다"며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들어 한국 최대 규모의 전광판에 나타난 아틀레티코 유니폼 차림의 이강인을 바라봤다. 마침내 기다렸던 순간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피셜 영상도 화려했다.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이 홈구장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 등장해 특유의 세리머니와 패스를 선보였다. 아틀레티코는 이강인의 영입 발표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영상 5편을 별도로 제작했다. 아직 마드리드로 이동하지 않은 이강인이 메트로폴리타노를 비롯한 여러 장소에 등장하는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서였다.
메디컬 테스트도 이례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서 아틀레티코는 이강인이 스페인으로 이동하는 대신 구단 주치의이자 의료서비스 총괄 책임자인 호세 마리아 비야론 박사를 직접 한국으로 보냈다. 비야론 박사는 한국에서 이강인의 신체검사를 진행하며 이적에 필요한 절차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아스는 이강인이라면 이 정도 공을 들일 만한 선수라고 강조했다. 매체는 "이 정도의 노력을 기울일 만한 선수"라며 "이강인은 발렌시아와 마요르카(이상 스페인),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을 거치며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축구 스타로 자리 잡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강인은 PSG에서 최근 두 시즌 연속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아틀레티코가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인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틀레티코는 이강인이 마요르카에서 활약하던 2023년 처음 영입을 추진했다. 지난 1월에도 다시 한번 이강인을 데려오려고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아스는 "아틀레티코는 2023년과 지난 1월에도 이강인의 영입을 시도했다"며 "두 차례 실패한 뒤 세 번째 도전 만에 마침내 그를 데려오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