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한 호평이나 K-축구혁신위원회를 겨냥한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됐던 시·도축구협회장들이 정작 대한축구협회 청문회에 잇따라 '불참'을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동아일보에 따르면 오는 30일 대한축구협회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채택된 백현식 부산축구협회장은 "(개인 사업 외에) 유기 동물 200여 마리를 돌보는 봉사를 하고 있어 장시간 자리를 비우기가 어려워 출석이 불가하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박성완 충남축구협회장도 "(국회로부터) 연락을 촉박하게 받아 사전에 일정을 조정할 시간이 부족했고, 이미 예정된 개인 일정으로 인해 출석을 못하게 됐다"며 역시 청문회 불출석을 통보했다. 이들의 불출석 사유서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의원을 통해 공개됐다.
이들은 앞서 손흥민(LAFC)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참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려 논란이 됐던 당시엔 참고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던 인물들이다. 그러나 최근 청문회 일정이 30일로 연기되고, 이 과정에서 여·야 합의로 5명의 참고인이 추가로 채택되는 과정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유기 동물 봉사를 청문회 불출석 사유로 밝힌 백현식 부산축구협회장은 "정몽규 회장이 뭘 그렇게 잘못했느냐. 13년 간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한 부분도 봐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박성완 충남축구협회장도 "혁신은 정관에 근거한 합법적이고 투명한 절차 속에서 추진되어야 한다"며 사실상 K-축구 혁신위원회를 겨냥했다. 박지성 공동위원장을 필두로 한 K-축구 혁신위원회는 '제대로 된' 회장 선거를 위해 선거인단 확대 및 회장 궐위 시 60일 내 선출 규정 개정 등을 추진했는데, 이같은 개정 없이 기존 정관대로 새 회장을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들의 공통점은 지난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당시 정몽규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선거인단이라는 점이다. 정몽규 회장을 향한 긍정적인 평가, 그리고 개정 없이 기존 정관에 따라 차기 회장을 뽑아야 한다는 건 이들로 대표되는 기존 축구인들의 공통된 주장이기도 하다. 실제 백현식 회장은 차기 축구협회장 출마설이 축구계에 흘러나온 바 있다.
이처럼 여론과 거리가 있는 주장으로 논란이 됐던 이들에겐, 국회 청문회 출석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이나 의견을 더 확실하게 어필하거나 설명할 기회일 수 있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둘 모두 참고인 채택 6시간 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청문회 자리를 피했다. 증인이 아닌 참고인 신분이라 청문회에 대한 출석 의무는 없다.
박지성 위원장과 이영표 K-축구 혁신위원 등을 향해 "뭘 안다고 혁신위원회를 하느냐"는 등 막말 인터뷰로 논란이 됐던 서강일 전북축구협회장도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아직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 제출 여부 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서강일 회장 역시도 불출석할 가능성이 크다. 국회 문체위는 이들 외에 김병철 전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장, 박지영 전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도 새로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이번 청문회에는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정몽규 전 회장 등 15명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미국으로 출국했던 홍명보 전 감독은 최근 귀국해 청문회 출석을 준비 중이다. 청문회 증인은 법적으로 출석 의무가 있으나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인정을 받으면 처벌을 면할 수 있다.
박항서 전 대한축구협회장 부회장 겸 북중미 월드컵 지원 단장은 해외 체류를 사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등 다른 증인들의 출석 여부는 미정이다. 참고인으로 채택된 박지성·이영표를 비롯해 박주호 K-축구혁신위원 등은 불출석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택만으로 논란이 됐던 손흥민과 황희찬은 참고인 신청 철회로 없던 일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