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역대 가장 늦게 시즌 10승 투수가 나오게 됐다.
2026 KBO리그 다승왕 레이스에선 전반기까지 올러(32·KIA 타이거즈)와 최민석(20·두산 베어스), 임찬규(34·LG 트윈스)가 나란히 9승으로 공동 1위를 이뤘다. 그러나 이들 세 투수가 후반기 두 차례씩 등판에서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승리 추가에 실패했다. 마치 "네가 먼저 해라, 10승"이라며 서로 미루는 모양새가 돼 버렸다.
가장 먼저 10승에 도전한 선수는 올러였다. 후반기 첫 경기인 16일 SSG 랜더스전에 등판했으나 5회를 채우지 못하고(4⅓이닝 3실점) 패전을 안았다. 2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5이닝 4실점으로 역시 패전 투수가 됐다.
최민석은 1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불펜진이 9회말 동점을 허용해 승패를 남기지 않았다. 이어 2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2⅔이닝 10실점(4자책)의 최악 투구로 패전을 당했다.
임찬규 역시 18일 KT 위즈전 4이닝 5실점, 24일 한화전 4이닝 7실점의 난조를 보이며 연패에 빠졌다.
이로써 올 시즌엔 KBO리그 45년 역사상 가장 늦은 날짜에 시즌 10승 투수를 볼 수 있게 됐다. 매년 개막일과 팀 경기수에 차이가 있긴 했지만 그동안엔 2004년 레스(당시 두산)와 배영수(당시 삼성)가 7월 25일 10승에 도달한 것이 가장 늦은 기록이었다. 심지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5월 5일에 정규시즌을 시작한 2020년에도 알칸타라(당시 두산)가 7월 21일 10승 고지에 선착했다.
세 명의 투수가 지독한 아홉수를 겪는 사이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곽빈(27·두산)이 지난 26일 삼성전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따내며 다승 공동 선두 대열에 합류했다.
4명 모두에게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 가장 먼저 올러가 28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다시 10승을 노린다. 과연 '10승 선점'을 향한 세 번째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