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는 예상 못했다" 최원태 트레이드로 얻은 1R 재능, 제2의 안우진 향해 조금씩 나아간다

김동윤 기자
2026.07.31 12:31
키움 히어로즈의 전준표가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최고 시속 157km의 빠른 공을 던지며 선발 마운드에서 잠재력을 증명했다. 전준표는 최원태 트레이드 당시 받아온 1라운드 지명권으로 입단한 선수로, 체중 증량과 맞춤형 운동을 통해 구속을 향상시켰다. 안우진의 조언을 받으며 성장 중인 전준표는 제구와 변화구 보완을 과제로 삼고 자신감 있는 승부를 다짐했다.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 대 키움 히어로즈 경기가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키움 선발 전준표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제구 불안 탓에 성장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평가를 받았던 키움 히어로즈 전준표(21)가 선발 마운드에서 잠재력을 현실로 바꾸기 시작했다.

전준표는 잠일초(강동구리틀)-잠신중-서울고 졸업 후 2024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키움에 입단한 우투우타 유망주다. 키 186㎝의 건장한 체격에서 나오는 최고 시속 150㎞ 빠른 공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3학년 땐 공식경기 4경기 6⅔이닝만 소화했음에도 1라운드에 지명됐다.

그 지명권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그해 키움이 전준표의 서울고 선배 최원태(29·삼성 라이온즈)를 이주형(25), 김동규(22)를 받고 LG 트윈스로 트레이드하며 함께 받아온 1라운드 지명권이었다. 당시에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한 KBO 구단 관계자 A는 "전준표는 직구 구위는 매력적인데 제구가 좋지 않다. 감각적으로 좋다고 보긴 어려운 선수여서 키우는 데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키움은 전준표의 타고난 신체 능력과 성장 가능성에 모험을 걸었다. 운동선수 출신 부모님을 둔 것은 아니지만, 함께 야구했던 친형도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졌다. 안우진(28)의 뒤를 이을 또 다른 우완 파이어볼러가 탄생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2023 KBO 신인드래프트 당시 전준표. /사진=뉴시스 제공

그 기다림은 예상보다 일찍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전준표는 지난 2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최고 시속 157㎞의 빠른 직구를 앞세워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이날 전준표는 직구(72구), 체인지업(13구), 슬라이더(10구), 커브(1구) 등 총 96구를 던졌다. 직구 비중이 75%나 됐음에도 최저 시속 149㎞에 평균 153㎞의 빠른 공에 LG 타자들도 고전했다.

프로 3년만에 보여준 성과에 KBO 스카우트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KBO 구단 관계자 B는 29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전준표가 원래도 힘이 좋았다. 고등학교 때도 직구 최저 시속이 140㎞ 중반대가 나왔던 선수여서 성인이 돼서 힘이 더 붙으면 155㎞까진 충분히 던질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157㎞는 솔직히 예상 못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정작 선수 본인은 구속 향상을 목표로 삼은 적이 없다고 했다. 29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전준표는 "체중을 늘리고 그에 맞춰 스피드 운동을 많이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빨라진 것 같다. 회전 운동과 메디신볼 던지기, 점프 운동 등 내 몸과 투구 메커니즘에 맞게 찾아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군에서 계속 선발로 던졌기 때문에 그냥 2군에서 던지는 것처럼 하자고 생각했다. 막상 1군에 올라오니 관중도 많아 초반에는 조금 긴장했다. 그래도 이닝을 거듭하면서 긴장이 풀렸고 집중도 잘됐다"고 돌아봤다.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 대 키움 히어로즈 경기가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키움 선발 전준표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프로필에 기재된 몸무게는 90㎏이지만, 현재는 101㎏ 안팎까지 몸을 키웠다. 단순히 덩치만 불린 것은 아니다. 전준표는 "지금은 몸이 무겁지 않다. 힘이 더 생겨서 구속도 잘 나오는 것 같다"라며 "오히려 시즌을 시작할 때는 (구속보다) 디테일한 피칭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운동을 하다 보니 구속이 자연스럽게 올라왔다"고 말했다.

건강한 몸도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 전준표는 신인 시절과 2년 차 때 어깨 통증으로 고생했다. 그는 "어깨 때문에 고생한 뒤 그 부분을 많이 신경 썼는데 신기하게도 올해는 아프지 않다"며 "100개 가까이 던진 뒤에도 생각보다 팔 상태와 피로도가 괜찮았다. 어려서 그런가 보다"라고 웃었다.

시속 157㎞를 던졌지만, 팀 선배 안우진과 비교에는 선을 그었다. 입단 당시에는 안우진과 외모도 닮아 화제가 됐다. 전준표는 "아직 아니다. (안)우진이 형은 직구만 빠른 게 아니라 투구 메커니즘과 피칭의 디테일도 뛰어난 선수다. 아직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며 "우진이 형이 힘을 쓰는 법보다 오히려 제구를 잡는 방법과 세밀한 부분을 많이 알려준다"고 전했다.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LG전에서는 긴장한 탓에 변화구가 빠지면서 직구 의존도가 높아졌다. 그를 보완할 변화구로는 고교 시절부터 주 무기였던 슬러브와 범타 유도에 활용할 체인지업을 꼽았다.

키움 전준표가 29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김동윤 기자

전준표는 "삼진을 잡으려면 커브나 슬러브가 필요하다. 타이밍을 빼앗는 데는 체인지업이 확실히 좋았다"라며 "2군에서는 변화구를 계속 사용했는데 1군에서는 긴장해서인지 빠지는 공이 많았다"며 "그래도 5회에는 2군에서 던졌던 모습이 나왔다. 그때의 감각을 잘 기억해서 다음 경기에서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제구가 불안해 성장에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던 1라운드 유망주는 프로 3년 만에 시속 157㎞를 찍었다. 하지만 전준표에게 강속구는 완성을 알리는 결과물이 아니다. 제2의 안우진을 향해 나아가는 출발점에 섰다고 보는 편이 낫다.

전준표는 "동기인 (김)윤하와 많이 이야기하고 형들에게도 자주 물어본다. 윤하가 인터뷰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만 통제한다'라고 했는데, 그말이 내게도 많이 와닿았다"라며 "마운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집중하려 한다. 맞는 건 이제 신경 안 쓴다. 맞는 것도 스트라이크존에 공이 들어가야 한다. 수비들이 도와주니까 자신 있게 승부하는 데 초점을 맞추려 한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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