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FC 유니폼을 입고 싶은 마음에 파격적인 빨간 머리까지 했던 선수가 프로 데뷔 4경기 만에 첫 골을 터뜨렸다. 주인공은 부천 미드필더 성예건(21)이다.
부천은 지난 1일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21라운드 강원FC와 원정 경기에서 3-0으로 완승했다.
부천에는 어느 때보다 반가운 승리였다. 월드컵 휴식기 이후 6경기 만에 후반기 첫 승을 거두며 최근 리그 5경기 무승(3무2패)의 부진을 끊어냈다. 지난달 29일 코리아컵 3라운드 파주 프런티어전에서 거둔 3-0 승리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중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부천은 시즌 5승8무8패(승점 23)를 기록하며 리그 10위에 자리했다. 9위 김천상무(승점 23)와 승점이 같고, 8위 제주SK(승점 27)도 충분히 추격할 수 있는 거리다.
이날 성예건은 두 골 차로 달아나는 추가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부천이 1-0으로 앞선 후반 15분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김승빈이 반대편을 향해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고, 문전으로 쇄도한 성예건이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성예건의 감격적인 프로 데뷔골이었다.
경기 후 만난 성예건은 "부천이 코리아컵을 포함해 2연승을 거둘 수 있어 너무 기뻤다"며 "개인적으로도 풀타임을 뛴 경기에서 팀이 승리했고, 골까지 넣어 정말 행복하다. 후반기에 부천에 합류했는데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부천은 지난달 10일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성예건을 영입했다. 경희고와 한남대를 거친 성예건은 왕성한 활동량과 안정적인 빌드업, 적극적인 수비 능력을 갖춘 미드필더로 평가받는다.
학창 시절부터 중요한 순간마다 강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한남대 소속이던 지난 3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2026 덴소컵 한·일 대학축구정기전'에서 헤더골을 터뜨렸고, 우수선수상까지 받았다. 강원전에서도 성예건의 득점 본능이 빛났다.
이영민 부천 감독도 성예건을 향해 극찬을 보냈다. 이 감독은 강원전 승리 후 "성예건은 에너지가 좋은 선수"라며 "사실 처음에는 곧바로 경기에 투입하는 것을 두고 반신반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능성은 있어 보였지만 훈련과 실제 경기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예건은 자신의 능력으로 이 감독의 우려를 빠르게 지워냈다.
이 감독은 "경기장에 들어갈 때마다 높은 에너지 레벨을 보여주고 있다"며 "팀에 필요한 선수다. 동료들도 성예건의 플레이를 통해 도움을 받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직 신인이지만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성예건도 빠르게 합격점을 받은 것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부천이 추구하는 스타일과 제 플레이 스타일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부천은 성예건이 오래전부터 마음에 담아둔 팀이었다. 한남대 시절 화제가 됐던 빨간 머리에도 부천 입단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성예건은 "부천에 오고 싶어서 머리를 빨간색으로 염색했다"며 "부천에 와서도 빨간 머리를 유지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신인이다 보니 검은색으로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다시 염색했다"고 설명했다.
머리색은 다시 검은색으로 돌아왔지만, 그라운드 위 존재감은 더욱 선명해졌다. 프로 데뷔 4경기 만에 첫 골을 터뜨렸고, 자신을 향해 반신반의했던 사령탑의 시선도 극찬으로 바꿔놓았다.
성예건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부천에서 더 성장해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며 "이영민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부분을 빨리 이해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라며 "부천도 꼭 잔류에 성공해 내년에도 K리그1에서 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