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현장] 친정팀 상대로 골 넣은 두 외인, 종료 후에는 '90도 인사'... 강원 팬들도 박수로 화답했다

강릉=이원희 기자
2026.08.02 09:52
부천FC가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열린 강원FC와의 원정 경기에서 갈레고와 가브리엘의 득점에 힘입어 3-0으로 완승했다. 과거 강원에서 활약했던 갈레고와 가브리엘은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터뜨리며 부천의 5경기 무승 부진을 끊어내는 데 기여했다. 경기 종료 후 두 선수는 강원 서포터스석을 찾아 90도 인사를 건넸고 강원 팬들은 박수로 화답하며 예우를 보였다.
경기가 끝난 뒤 강원FC 팬들에게 인사한 부천FC 공격수 갈레고, 가브리엘. /사진=이원희 기자.
강원FC 팬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중에는 친정팀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는 친정팀 팬들을 향해 허리를 깊이 숙였다. 부천FC의 외국인 선수 갈레고와 가브리엘이 강원FC 팬들에게 '90도 인사'를 건넸다.

부천은 지난 1일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21라운드 강원과 원정 경기에서 3-0으로 완승했다.

부천에는 어느 때보다 반가운 승리였다. 월드컵 휴식기 이후 리그 6경기 만에 후반기 첫 승을 거두며 최근 5경기 무승(3무2패)의 부진을 끊어냈다. 지난달 29일 코리아컵 3라운드 파주 프런티어전에서 거둔 3-0 승리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중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부천은 시즌 5승8무8패(승점 23)를 기록하며 리그 10위에 자리했다. 9위 김천상무(승점 23)와 승점이 같고, 8위 제주SK(승점 27)도 충분히 추격할 수 있는 거리다.

이날 부천의 승리를 이끈 주역은 두 외국인 공격수 갈레고와 가브리엘이었다.

먼저 갈레고는 전반 19분 환상적인 중거리포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프라인 부근에서부터 공격을 전개한 갈레고는 과감하게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강원 골문 오른쪽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부천이 2-0으로 앞선 후반 24분에는 가브리엘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힘차게 뛰어올라 헤더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갈레고와 가브리엘은 모두 과거 강원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들이다. 갈레고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강원에서 활약했다. 이후 제주SK를 거쳐 2025년 부천에 합류했다. 가브리엘 역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강원에서 뛰었고, 올해부터 부천 유니폼을 입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친정팀을 상대로 나란히 골을 터뜨리며 부천의 대승을 이끌었다.

갈레고.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경기 후에는 특별한 장면이 펼쳐졌다. 부천 선수들이 원정 팬들에게 승리 인사를 마친 뒤, 갈레고와 가브리엘은 강원 서포터스석으로 향했다. 두 선수는 자신들을 기다리던 강원 팬들 앞에 나란히 섰고, 허리를 깊이 숙여 '90도 인사'를 건넸다.

강원 팬들도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넣은 두 선수의 이름을 부르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냉혹한 승부를 떠나 한때 함께했던 선수들과 팬들이 서로를 향한 예우를 보여준 따뜻한 순간이었다.

갈레고도 강원 팬들의 환대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갈레고는 "강원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아직 아는 사람도 많고 함께했던 동료들도 있다"고 말했다.

강원 팬들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 장면에 대해서는 "정말 행복했다"며 "가브리엘과 제가 강원에 있을 때 팬들로부터 얼마나 큰 행복을 받았는지 잘 알고 있다. 우리 역시 팬들에게 행복을 드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경기가 끝난 뒤 강원 팬들이 이름을 불러줘 감동받았다. 정말 감사했다"고 거듭 진심을 전했다.

가브리엘.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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