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선수 때문에 한화팬 그만둘 뻔했어요" 정은원 따라 좌타 전향한 야구소년, 덕수고 5툴 유격수 됐다 [인터뷰]

김동윤 기자
2026.08.09 10:44
덕수고등학교 내야수 홍주용은 정은원의 영향으로 우투좌타로 전향했으며 김혜성의 플레이에 매료되어 키움 팬으로 갈아탈 뻔한 일화를 공개했다. 홍주용은 올해 26경기에서 타율 0.295와 27타점을 기록하며 2026 신세계 이마트배 타점상을 수상하는 등 KBO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는 유망주로 성장했다. 정윤진 감독은 홍주용을 내년 시즌 주장과 유격수로 낙점하며 주력과 어깨, 멘탈을 두루 갖춘 5툴 플레이어로 평가했다.
덕수고 내야수 홍주용이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김혜성 선수 때문에 키움으로 갈아탈 뻔했어요."

덕수고등학교에 차세대 주장으로 낙점된 내야수 홍주용(17)이 그 힘들다던 팀 세탁을 할 뻔한 아찔한 경험을 공개했다.

홍주용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기준 키 183㎝ 몸무게 75㎏으로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빠르고 견실한 수비를 하는 우투좌타 내야수다. 최근 덕수고 운동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홍주용에 따르면 원래 우투우타였던 그를 우투좌타로 바뀌게 한 것이 정은원(26·한화)이었다.

홍주용은 "어린 시절부터 한화의 굉장한 팬이었다. 할아버지가 한화를 먼저 좋아하셨고 아버지, 어머니, 내 밑에 동생 3명(남동생 1, 여동생 2)까지 대대로 다 한화 팬이다"라며 "정은원 선수를 엄청나게 좋아했다. 정은원 선수가 왼손으로 치는 게 정말 멋있어 보였고, 아버지도 야구하려면 좌타자가 유리하다고 하셔서 바꿨다"고 말했다.

그토록 신실했던 한화 팬심에 위기도 한 차례 있었다. 뛰어난 운동 신경과 넓은 수비 범위를 바탕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까지 진출한 김혜성(27·LA 다저스)이었다. 홍주용은 "프로에 가면 정은원 선수와 함께 김혜성 선수도 만나고 싶다. 사실 김혜성 선수 때문에 내가 한화 팬을 관둘 뻔했다. 플레이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하마터면 키움 팬으로 갈아탈 뻔했다"고 웃었다.

두 명의 KBO 리그 톱급 내야수를 보며 성장한 야구 소년은 어느덧 KBO 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는 유망주가 됐다. 홍주용은 아직 2학년임에도 올해 26경기 타율 0.295(88타수 26안타) 2루타 5개, 3루타 3개, 홈런 2개, 27타점 5도루, 출루율 0.370 장타율 0.489 OPS(출루율+장타율) 0.859를 기록 중이다.

덕수고 내야수 홍주용이 올해 초 열린 2026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타점상을 수상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올해 초 열린 2026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는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타점상도 수상했다. 한 KBO 스카우트는 "덕수고 2학년 중에는 홍주용이 단연 눈에 띈다. 엄준상과 다른 유형의 유격수다. 엄준상이 일발 장타력이 돋보였다면 홍주용은 빠른 발이 강점인 유격수"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서울 구의 야구공원에서 열린 대구 북구 SC와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은 홍주용의 강점을 가감 없이 드러낸 경기였다. 이날 7번 타자 및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홍주용은 4회 한 이닝에만 중전 안타에 이은 2루 도루, 두 번의 그라운드 홈런 등으로 세 차례 타석에 모두 출루했다. 덕분에 덕수고는 4회에만 21점을 뽑는 빅이닝 끝에 대구 북구 SC에 42-0, 5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올해 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국제 계약에 성공한 캡틴 엄준상(18)의 공백을 메우는 활약이었다. 덕수고 정윤진(55) 감독은 엄준상의 뒤를 이을 내년 주장과 유격수로 홍주용을 낙점했다.

정 감독은 "홍주용은 주력이 빠르고 어깨도 강하다. 또 이마트배에서 타점 상도 받을 만큼 클러치 능력도 있다. 장타력도 엄준상과 비교해 아직 근력이 부족할 뿐, 이번 겨울 충분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거친다면 내년에 홈런 5개는 기대할 만한 선수다. 수비도 견실하고 멘탈도 좋아 5툴 플레이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내년 KBO 신인드래프트 상위 지명도 예상되는 대형 유망주의 시작은 의외로 단순했다. 축구와 야구를 같이 하던 초등학교 4학년에게 야구 유니폼이 그렇게 멋있어 보였다. 그는 "축구는 반바지를 입는데 야구는 유니폼을 위아래로 갖춰 입는 게 너무 멋있었다. 나도 한번 입어 보고 싶어서 야구를 시작했다"고 웃었다.

한화 정은원(왼쪽)과 키움 시절 김혜성. 키움 시절 김혜성은 골수 한화팬인 홍주용의 팬심에 위기를 가져왔다. /사진=스타뉴스, 한화 이글스 제공

야구를 접하고 나선 정은원의 타격과 김혜성의 플레이 스타일에 푹 빠졌다. 공교롭게도 김혜성의 장점인 빠른 발과 수비는 지금 홍주용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홍주용은 "빠른 발과 정확한 콘택트로 출루를 많이 하는 게 강점이다. 나가서는 주루로 상대를 흔들고 어떻게든 한 베이스를 더 가려고 하는 끈기 있는 선수다. 내년에는 장타를 조금 더 늘려서 중장거리형 타자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수비에 대한 애착이 강한 점은 선배 엄준상을 꼭 닮았다. 일본프로야구(NPB) 정상급 유격수 겐다 소스케(33·세이부 라이온즈)의 수비 영상도 꾸준히 찾아본다. 올해 초 참여한 KBO 넥스트 레벨 캠프에서 만난 채종국(51) 코치가 팔다리가 긴 체형과 수비 스타일이 비슷하다며 참고해보라고 권한 것이 계기였다.

홍주용은 "어릴 때부터 타격보다 수비를 항상 더 좋아했다. 타격은 잘될 때도, 안 될 때도 있지만, 수비를 잘하면 다시 기회가 온다. 타석에도 한 번이라도 더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수비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좋아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엄)준상이 형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신다. 이번에 미국 다녀와서는 미국 선수들은 다 뒤꿈치를 떼고 스타트를 한다고 했다. 나도 첫발 스타트를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스타트할 때 투수의 구종과 공의 방향을 살피면서 반 발이라도 빠르게 출발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덕수고 내야수 홍주용이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2학년 마지막 전국대회를 앞두고 그는 자신의 야구만 해서는 안 되는 위치에 섰다. 내년 덕수고 주장이라는 책임이 기다린다. 그렇다고 앞에 나서 자신만 빛나는 주장이 되고 싶은 것은 아니다.

홍주용은 "나는 눈에 띄려고 야구하는 게 아니다. 조금이라도 팀에 보탬이 되도록 야구해야 한다고 배웠다. 뒤에서 묵묵하게 팀원들을 도와주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자연스럽게 눈에 띄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위에 워낙 좋은 주장 형들이 있어서 나도 그 기조를 잘 이어가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KBO 최고 투수 안우진(28)과 맞대결을 고대한 야구 소년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말에 부모님의 이름을 꺼냈다. 자신과 야구하는 남동생 포함 4남매를 응원하는 부모님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홍주용은 "항상 우리 남매를 뒷바라지해주시는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열심히 지도해주시는 정윤진 감독님께도 정말 감사하다"라며 "프로에 간다면 안우진 선배님을 꼭 상대해보고 싶다. 공도 워낙 빠르셔서 꼭 한번 이겨보고 싶은 선수"라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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