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럭비 리그원 2부 규슈 전력 규덴 볼텍스 소속의 사이모니 부니랑기(26)가 훈련 직후 열사병 증세로 병원에 이송된 뒤 끝내 세상을 떠났다.
규슈 전력 규덴 볼텍스 구단은 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이모니 부니랑기 선수가 지난 7일 오전에 후쿠오카 시내 병원에서 별세했다. 마음 깊이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부니랑기는 지난 3일 팀 훈련을 마친 뒤 열사병 증상을 보여 즉시 의료기관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아왔지만, 안타깝게도 나흘 뒤 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단 측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선수와 스태프, 팀 관계자 일동은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며 "올 시즌 새롭게 합류한 부니랑기 선수는 합류 후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의 강력한 플레이는 새 시즌 활약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가족의 심정을 고려해 직접 취재나 인터뷰 요청은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피지 출신의 부니랑기는 신장 196cm, 체중 117kg의 뛰어난 신체 조건을 갖춘 선수다. 지난 시즌까지 1부 리그 팀인 도쿄 산토리 선골리앗에 몸담았고, 지난 7월 규슈 전력으로 전격 이적했다.
무더위가 치명적이었다. 사고 당일인 3일 후쿠오카 시내 훈련 기온은 36.9도에 달했고, 약 50분간 러닝 중심의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동안 수차례 급수 휴식이 주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일본 현지도 큰 충격에 빠졌다. 일본 기상예보관 요네즈 류이치는 "사고 당일 후쿠오카현에는 열사병 경계령이 발령 중이었다. 최고 기온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은 36.9도까지 치솟았다"며 "위험도를 나타내는 습지구흑구온도(WBGT)는 가장 높은 위험 단계(31 이상)를 초과한 34 이상이었다. 체감 온도가 훨씬 높은 그라운드 특성을 감안해 훈련 매뉴얼 조정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지 네티즌들 역시 "건장하고 체력이 뛰어난 프로 럭비 선수마저 열사병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엄청난 충격이다. 한여름 야외 활동이 얼마나 살인적인지 다시 깨달았다", "무더위 속 야외 훈련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지옥 같은 혹서기에는 훈련을 중단하거나 실내로 전환할 수 있는 판단이 필요하다", "학교 수영장 수업조차 온도가 높으면 중단되는데, 스포츠 현장에서도 유소년 및 성인 선수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여름철 경기와 훈련 개최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며 강한 경각심과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