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39·한화 이글스)과 함께 치열하게 사이영상을 다퉜던 맥스 슈어저(42·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마침내 메이저리그(MLB) 역대 통산 최다 탈삼진 10위 진입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슈어저는 9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5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나쁘지 않게 던졌다. 다만,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다.
이날 6회 4번째 삼진을 잡은 뒤 홈런을 두 방이나 얻어맞으며 마운드에서 내려갔지만, 슈어저의 탈삼진 기록은 영원히 남는다. 동시에 이날 솎아낸 4개의 삼진으로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경기 전까지 통산 3512탈삼진을 기록 중이던 슈어저는 이날 삼진 3개를 더 추가하며 '철완' 월터 존슨(3515탈삼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어 팀이 앞선 6회말, 타석에 들어선 카일 슈어버를 상대로 루킹 삼진을 솎아냈다. 슈어저의 통산 3516번째 삼진이자, 월터 존슨을 밀어내고 MLB 역사상 통산 탈삼진 단독 10위로 올라서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로써 슈어저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수들만이 이름을 올려둔 역대 탈삼진 10위에 당당히 진입했다. 역대 1위 놀란 라이언(5714개)을 비롯해 랜디 존슨(4875개), 로저 클레멘스(4672개), 스티브 칼튼(4136개) 등 전설들이 즐비한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린 것이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저스틴 벌랜더(3554개)에 이은 2위 기록이다. 다만, 벌랜더는 이번 시즌 이후 은퇴를 선언했기에 슈어저의 경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사실 국내 야구팬들에게 슈어저는 류현진과 강렬했던 사이영상 경쟁으로 유명하다. 워싱턴 내셔널스 시절이던 2019년, 슈어저는 당시 LA 다저스 소속이던 류현진, 내셔널리그 최고 투수 자리를 두고 다퉜던 제이콥 디그롬과 함께 치열한 삼파전을 벌이며 전성기 기량을 과시한 바 있다. 2019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은 디그롬에게 돌아갔다.
2008시즌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통산 3차례 사이영상 수상(2013년 아메리칸리그, 2016·2017년 내셔널리그)과 2차례나 월드시리즈 우승(2019년 워싱턴 소속, 2023년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을 경험한 슈어저는 불혹을 넘긴 42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마운드 위에서 불꽃을 태우고 있다. 비록 세월의 흐름 속에 피홈런을 허용하는 순간도 늘었지만, 삼진을 솎아내는 능력과 승부욕만큼은 여전히 리그 정상급이다.
월터 존슨마저 넘어서며 통산 3516탈삼진을 달성한 슈어져다. 누군가는 '노욕'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지만, 그의 삼진 퍼레이드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