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야구와 축구의 경기 운영 방식이 엇갈리면서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야구는 폭염으로 경기를 취소하는 사례가 나오지만 축구는 무더위 속에서도 경기가 진행되면서 선수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14일 발표된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선수협)가 K리그와 WK리그 선수 5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6.2%가 폭염으로 신체적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실제 경기 중 온열질환 증상을 경험했다는 선수도 상당수였다. 64.7%는 어지러움을 느꼈다고 답했으며 56.6%는 심각한 탈수 증상을 겪었다고 밝혔다. 두통을 경험한 선수는 32.2%였고, 13%인 70명은 일시적인 의식 저하까지 경험했다고 답했다.
현재 시행 중인 쿨링 브레이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응답자의 48.4%가 쿨링 브레이크로 선수 보호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한 반면, 충분하다는 응답은 15.3%에 그쳤다. 폭염 상황에 따른 경기 운영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무려 89.3%가 동의했다.
선수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꼽은 대책은 경기 시간 변경이었다. 52.6%가 경기 시간 변경을 선택했고, 37.5%는 폭염특보 발효 시 선제적인 경기 연기 및 취소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여름철 리그를 중단하거나 장기적으로 추춘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축구와 달리 프로야구는 폭염으로 인한 선수와 관중의 안전을 고려해 경기 취소나 일정 조정이 가능한 구조다. 야구 역시 폭염 속에서 경기를 치르지만, 경기 중단이나 취소라는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축구와 차이가 있다.
결국 문제는 종목의 특성이 아니라 폭염 속에서 선수의 건강을 어디까지 보호할 것인가에 있다. 이근호 선수협 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단순히 덥다고 투정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협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