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홈런 유격수'가 될 수도, 시속 153㎞ 이상 던지는 선발투수가 될 수도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 투·타 겸업 김성준(19)의 미래에 미국 현지에서도 관심을 보인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최근 유망주 순위를 새롭게 정리하면서 김성준을 텍사스 팀 내 6위에 올려놓고 그의 성장 가능성을 집중 조명했다.
MLB.com은 "텍사스는 지난해 사사키 로키(25·LA 다저스) 영입을 위해 국제 아마추어 계약금을 남겨뒀다. 그러나 사사키가 LA 다저스와 계약하자 방향을 틀었고, 지난해 5월 김성준에게 120만 1달러(역 17억 원)를 투자했다. 투·타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낸 김성준은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이 예상됐던 선수"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불과 1년 만에 그 선택이 상당히 흥미로운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상승 폭부터 눈에 띈다. 김성준은 올 시즌을 앞두고 MLB.com 기준 텍사스 유망주 15위로 출발했다. 그러나 루키리그에서 투·타 양쪽 모두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단숨에 6위까지 뛰어올랐다.
성적이 뒷받침됐다. 김성준은 올해 루키리그에서 투수로 5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를 기록했으나, 평균자책점은 1.04에 불과했다. 8⅔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았다. 타자로서 성적은 더욱 화려했다. 48경기에서 타율 0.303(132타수 40안타), 7홈런 34타점 35득점 8도루를 기록했다. 출루율 0.419, 장타율 0.545로 OPS(출루율+장타율)는 0.964에 달했다.
단순히 기록만 좋았던 것도 아니다. 김성준은 마운드에서 전광판 기준 최고 시속 98마일(약 157.7㎞), 트랙맨 기준으로도 97마일(약 156.1㎞)의 강속구를 뿌렸다. 타자로 출전하면서 일주일에 두 차례가량 유격수 수비까지 소화했는데, 85⅓이닝 동안 실책이 하나도 없었다.
루키리그를 넘어 상위 레벨에서도 가능성을 시험받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루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팀 동료 두 명과 함께 텍사스 산하 하이 싱글A 허브 시티 스파턴버거스에 동행해 훈련했다.
일부에서 알려졌던 하이 싱글A 승격은 아니었다. 스타뉴스 확인 결과 메이저리그 구단이 유망주들에게 상위 레벨 환경을 경험하게 하는 일종의 투어 형식 훈련 동행이었다. 다만 루키리그에서 보여준 성적을 고려하면 정식 싱글A 승격 가능성이 높은 유망주 중 한 명인 것은 분명하다.
미국에서도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결국 김성준의 '최종 포지션'이다. MLB.com은 "스카우트들의 의견은 김성준이 야수와 투수 중 어느 쪽에서 더 뛰어난지 갈린다"고 전했다.
야수로서는 좋은 접근법을 갖춘 평균 이상의 타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MLB.com은 "우타자로서 한 시즌 15홈런 수준의 장타력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6피트 2인치(약 188㎝)의 체격에 힘까지 붙으면 공격력의 상한선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유격수로서도 강한 어깨와 안정적인 수비, 평균 수준의 주력을 갖췄다"고 호평했다.
투수로서 매력도 만만치 않다. MLB.com은 "김성준의 패스트볼이 시속 90마일 초반에서 형성되고 최고 95마일(약 153㎞)까지 나온다. 변화구 구성도 다양하다. 80마일 초반대 슬라이더를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80마일 중반대 스플리터와 70마일 중반대 커브까지 갖췄다"고 평가했다.
실제 올해 루키리그에서는 MLB.com의 기존 스카우팅 리포트보다 더 빠른 최고 시속 157㎞까지 찍었다. 마운드에서 전광판 기준 최고 시속 98마일(약 157.7㎞), 트랙맨 기준 시속 97마일(약 156.1㎞)이었다. 신체가 더 성장하면 구위가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는 이유다. MLB.com은 "뛰어난 운동능력 역시 안정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김성준은 광주일고 시절부터 탁월한 신체 조건과 운동 능력으로 주목받았다. 고교 1학년 때부터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소화하며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다. 2학년이던 2024년에는 퓨처스 스타 대상 시상식에서 야구 부문 스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고교 3학년이던 지난해 5월 텍사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무대 도전을 선택했다.
현재까진 호평 일색이다. MLB.com에 따르면 이대로 유격수로 성장한다면 정확성과 출루 능력에 두 자릿수 홈런까지 기대할 수 있다. 투수로 자리 잡는다면 이미 시속 150㎞ 중후반을 찍는 강속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가진 선발 후보가 된다.
팀 내 유망주 순위를 15위에서 6위까지 끌어올렸고 텍사스조차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도 김성준의 다음 선택을 궁금해한다는 점에서 올 시즌은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