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계약 제안조차 없었다” 벼랑 끝에서 한국행→인생이 바뀌었다…NC 출신 하트, 이제 MLB 40경기 바라본다

OSEN 제공
2026.09.03 08:41
미국에서 마이너리그 계약 제안조차 받지 못했던 카일 하트는 2024년 한국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에 입단했다. 하트는 NC에서 13승과 탈삼진 1위를 기록하며 최동원상을 수상했고 스위퍼라는 새로운 무기를 장착했다. 한국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복귀한 하트는 올 시즌 40경기 등판을 앞두고 있다.

[OSEN=손찬익 기자] “그때는 제안이 하나도 없었다. 마이너리그 계약 제안조차 받지 못했다”.

미국에서 더 이상 기회를 찾기 어려웠던 투수가 지구 반대편 한국으로 향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었던 선택은 야구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출신 좌완 카일 하트(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KBO리그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뒤 메이저리그에서도 확실하게 자신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신시내티 소식을 다루는 ‘신시내티 인콰이어러’는 3일(이하 한국시간) 하트의 길었던 야구 인생을 조명했다. 특히 미국에서 기회를 잃었던 그가 한국행을 선택한 뒤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면서 빅리그로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에 주목했다.

하트는 지난 1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7회 구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진 4개를 잡았고 볼넷은 1개만 허용했다. 샌디에이고는 5-0으로 승리했다.

단순한 2이닝 무실점 이상의 의미가 있는 등판이었다. 신시내티에서 태어난 하트는 어린 시절 레즈를 응원하며 자랐다. 사이커모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0년이 훌쩍 지나 어린 시절 야구를 보러 찾았던 구장에 메이저리거가 되어 돌아왔다. 가족과 친구들도 관중석에서 그의 투구를 지켜봤다.

그러나 하트는 고향에서 던진다는 감상에 빠지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직전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3연전을 모두 내준 데다 두 경기 연속 불펜이 후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하트는 “탬파베이전에서 경기를 마무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5-0으로 앞선 상황에서 승리를 지키고 주축 불펜 투수들을 아끼는 데 집중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와줬고 응원이 대단했다. 하지만 내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 오히려 더 집중해야 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팀의 승리를 지키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의 미래는 불투명했다.

2016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의 19라운드 지명을 받은 하트는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 끝에 2020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그해 보스턴에서 4차례 선발 등판한 뒤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이후에도 좀처럼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2023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계약했지만 트리플A에서 한 경기에 나서는 데 그쳤고 이후 시애틀 매리너스로 옮겨 트리플A 18경기에 등판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미국에서 야구를 계속할 기회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그때 하트가 선택한 곳이 한국이었다. 하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쉬운 결정이었다. 제안이 하나도 없었다. 그때는 마이너리그 계약 제안조차 받지 못했다”며 “아내에게 새로운 도전을 해보는 데 관심이 있는지 물었고 아내도 동의했다”고 떠올렸다.

벼랑 끝에서 선택한 한국행은 최고의 선택이 됐다. 2024년 NC 유니폼을 입은 하트는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13승 3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다. 18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탈삼진 1위에 올랐고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최동원상까지 품에 안았다.

단순히 성적만 좋아진 게 아니었다. NC에서 스위퍼를 새롭게 익혔고 이 구종은 훗날 메이저리그로 돌아가는 길을 열어준 중요한 무기가 됐다.

하트에게도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특별하다. 그는 “정말 좋은 기회였고 훌륭한 경험이었다. 한국 사람들은 정말 친절했고 따뜻하게 대해줬다”며 “다시 돌아가더라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자신의 가치를 되찾은 하트에게 다시 메이저리그의 문이 열렸다. 2025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1년 계약을 맺은 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20경기에 등판했다. 특히 시즌 막판 힘을 보태며 샌디에이고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다.

하트는 “9월에 내 자리를 찾았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을 겪으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돌아봤다.

샌디에이고와 재계약한 하트는 올 시즌 개막 로스터에도 포함됐다. 한 달간 트리플A에 머물렀지만 6월 빅리그에 다시 올라온 뒤 점점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특히 8월에는 11경기에서 16⅔이닝을 소화하며 단 2자책점만 내줬다. 평균자책점은 1.08. 삼진도 19개를 잡았다. 올 시즌 전체로는 39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 중이다. 다음 등판이면 시즌 40경기째다.

하트는 “몇 년 전이었다면 40경기 등판은 쉽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했을 것이다. 당시에는 이곳에서 내게 주어진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이너리그 계약 제안조차 받지 못했던 투수가 한국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스위퍼라는 새로운 무기를 얻었다. NC에서 13승과 탈삼진 1위라는 화려한 성적표를 받아든 뒤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제는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40경기 등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야구 인생의 벼랑 끝에서 선택했던 한국행. 하트에게 그 선택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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