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예상됐던 세계랭킹 1·2위 맞대결은 무산됐다. 대신 '현재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4, 삼성생명)과 일본이 기대하는 '미래의 기대주' 미야자키 도모카(20)가 중국 마스터즈 우승컵을 놓고 처음으로 결승에서 만난다.
안세영과 미야자키는 6일 중국 선전 아레나에서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중국 마스터즈 여자단식 결승전을 치른다.
안세영은 5일 열린 준결승에서 오랜 라이벌 야마구치 아카네를 2-0(21-13, 21-15)으로 제압했다. 야마구치를 상대로 최근 7연승을 달리며 세계선수권 결승에 이어 약 2주 만에 성사된 재대결에서도 완승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다. 8강에서 김가은을 2-0(21-11, 21-10)으로 꺾은 데 이어 야마구치까지 셧아웃하며 결승에 선착했다.
당초 안세영의 결승 상대로는 세계 2위 왕즈이가 유력했다. 왕즈이 역시 준결승 전까지 무실게임 행진을 이어갔다. 8강에서는 전 세계랭킹 1위 오쿠하라 노조미를 2-0(21-6, 21-10)으로 압도했다.
미야자키가 전망을 뒤집었다. 세계랭킹 9위 미야자키는 왕즈이를 2-0(21-19, 23-21)으로 잡아내며 중국 홈 관중을 침묵시켰다.
첫 게임에서는 왕즈이가 19점에 먼저 도달했지만 미야자키가 막판 연속 득점으로 21-19 역전에 성공했다. 2게임에서도 21-21 듀스까지 이어진 승부를 가져오며 세계 2위를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탈락시켰다.
결승 대진이 바뀌면서 승부의 성격도 달라졌다. 안세영과 왕즈이의 세계 1·2위 대결 대신 한국과 일본 여자단식의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정상을 놓고 맞붙게 됐다.
2006년 8월생인 미야자키는 일본 배드민턴이 야마구치의 뒤를 이을 차세대 에이스로 키우고 있는 선수다. 2022년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우승했고 2024년에는 고등학생 신분으로 전일본선수권 정상에 올랐다. 고교생의 우승은 10년 만이었다.
성인 월드투어에서도 빠르게 경쟁력을 키웠다. 지난해 슈퍼 300 대만오픈에서 우승했고 2024년 슈퍼 1000 중국오픈에서는 결승까지 진출했다. 당시 왕즈이에게 패해 준우승했지만 이번 준결승 승리로 2년 만에 설욕했다.
지난 7월 슈퍼 1000 중국오픈에서도 준결승에 오른 미야자키는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첫 슈퍼 750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세계 2위를 꺾었다는 점에서 단순한 이변의 주인공으로만 볼 수 없는 상승세다.
그래도 역대 맞대결에서는 안세영이 확실하게 앞선다. 안세영은 지금까지 미야자키를 상대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승리 내용도 압도적이었다. 2024년 중국 마스터즈 준결승에서는 2-0(21-5, 22-20), 오를레앙 마스터즈에서는 2-0(21-6, 21-9)으로 이겼다. 지난해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도 33분 만에 2-0(21-9, 21-6) 승리를 거뒀다.
두 선수가 우승컵을 두고 결승에서 맞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세영에게 상대 전적은 분명 긍정적인 요소지만, 미야자키는 바로 전 경기에서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왕즈이를 탈락시켰다. 과거 기록만으로 결과를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안세영은 중국 마스터즈 3연패라는 기록에 도전한다. 2024년과 2025년 연달아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이번에도 우승하면 3년 연속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 시즌 11번째 우승과 단일 시즌 최다 우승 타이기록도 바라볼 수 있다.
지난달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른 뒤 곧바로 출전한 대회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체력 부담 속에서도 결승까지 한 게임도 내주지 않으며 세계 1위다운 압도적인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결승은 오는 19일 개막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전초전이기도 하다. 일본 대표팀에 포함된 미야자키는 안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도 안세영의 우승을 위협할 수 있는 선수다.
안세영이 승리하면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일본의 기존 에이스 야마구치와 차세대 주자 미야자키를 한 대회에서 연달아 꺾게 된다. 일본 여자단식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넘는다는 상징성까지 얻을 수 있다.
반대로 미야자키에게는 자신이 단순한 유망주가 아니라 세계 정상에 도전할 선수임을 증명할 기회다. 왕즈이에 이어 안세영까지 꺾는다면 여자단식의 새로운 경쟁자로 단숨에 올라설 수 있다.
세계 정상에 올라선 안세영과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바라보며 성장하는 미야자키. 중국 마스터즈 3연패를 완성하려는 현역 최강자와 새로운 시대를 열려는 일본 신예의 첫 결승 맞대결이 펼쳐진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