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이 아니었다, K리그 감독 93.1% 분노하게 만든 심판들의 '이것' [창간22 기획②]

김명석 기자, 이원희 기자, 박재호 기자, 박건도 기자
2026.09.08 06:01
스타뉴스 창간 22주년 설문조사 결과 K리그 감독 29명 중 27명이 일관성 없는 판정을 가장 큰 아쉬움으로 꼽았다. 감독들은 심판마다 다른 판정 기준과 고압적인 태도, 비디오 판독 활용의 불투명성 등을 지적하며 판정의 형평성과 소통 강화를 요구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외국인 심판 도입과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FVS 제도 도입에 대해 대다수 감독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스타뉴스 창간 22주년 기획 설문조사에서 K리그1·K리그2 감독들은 오심보다 일관성 없는 판정에 가장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AI 제작 이미지

"심판도 사람인지라 실수할 수 있고, 오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같은 장면을 두고 일관성 없는 판단이 지속되는 건 문제가 심각합니다."

스타뉴스 창간 22주년 기획 설문조사에 참여한 프로축구 K리그 한 구단 감독은 현장에서 느끼는 심판 판정에 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심판의 판정 실수, 즉 오심 관련 문제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또 이해할 수 있으나 '일관성 없는' 판정만큼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무려 93.1%. K리그 심판 또는 판정에 아쉬운 점이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복수 응답 가능)에 29명의 K리그1·2 감독 중 무려 27명이 '일관성 없는 판정'을 택한 건 의미가 컸다. 잘못된 판정을 아쉬운 점으로 꼽은 감독은 5명에 불과했다. 판정에 대한 실수는 이해할 수 있지만 심판마다, 또는 같은 경기에서조차 달라지는 일관성 없는 판정은 현장의 분노를 가장 크게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K리그 한 감독은 "심판 판정은 일관성이 가장 큰 문제다. 예를 들어 문전 핸드볼 파울은 심판마다 다른 의견을 보여주고 있다. 현장 지도자 입장에서는 (판정을) 이해할 수도, 신뢰할 수도 없다"며 "문전 핸드볼 파울은 개막 전 판정 가이드라인 미팅 때부터 심판위원장께서도 명확하게 설명을 못했다. 이후 K리그에서 (심판마다) 서로 다른 해석을 하니, 현장 감독들은 판정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감독도 "파울이나 골 체크 등 모든 심판의 판단 기준이 통일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고, 다른 사령탑 역시 "같은 경기, 그리고 다른 경기마다 일관성이 없는 판정이 가장 큰 문제"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심판 전체의 판정 기준이라는 게 없는 것 같다"며 심판마다 다른 판정 기준을 비판한 감독도 있었다.

판정 관련 불통·심판들의 고압적 태도도 '불만'

일관성 없는 판정에 이어 '판정 관련 불통'이 14표로 2위였다. 한 감독은 "오심과 정심 여부를 떠나, 현장에서 관계자나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하고 논리적인 설명이나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디오 판독의 선택적 활용·미활용, 선수·벤치 등에 대한 고압적 태도가 각각 11표씩, 오심 심판 징계 등의 비공개가 7표 등이었다.

눈에 띄는 건 판정 자체의 대한 논란뿐만 아니라 선수나 벤치 등을 향한 심판들의 '태도'에 대한 현장의 불만도 많았다는 점이다. 심판 징계 등에 대한 비공개, 잘못된 판정보다 심판들의 고압적이거나 권위적인 태도에 아쉬움을 드러낸 감독이 11명이나 됐을 정도. K리그 한 감독은 "(심판들의) 너무 권위적인 태도 또한 꼭 바뀌어야 하는 문화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서로 존중하면서 고민해야 한국축구 발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하관계를 형성하기보다 서로를 존중하면서 문제점을 발언하고 고쳐나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오심을 줄이기 위한 도입된 비디오 판독(VAR) 활용에도 아쉬움을 지적하는 의견들이 적지 않았다. 비디오 판독을 아예 하지 않거나, 혹은 비디오 판독을 하고도 고개를 갸웃할 만한 판정을 내리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K리그 한 감독은 "VAR 체크 기준에 대해서도 명확히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종목들처럼 비디오 판독 과정을 주심만 보는 게 아니라, 전광판에 영상이 송출되기를 바란다는 다른 감독 의견도 있었다.

스타뉴스 창간 22주년 기획 설문조사에서 K리그 판정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로 심판 개개인의 능력 문제를 가장 많이 택한 K리그1·K리그2 감독들. AI 제작 이미지

이처럼 K리그에서 판정 논란이 끊이지 않는 원인으로 현장 감독들은 심판 개개인의 능력 문제, 그리고 관리 주체인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의 부실 운영을 대표적으로 꼽았다. 복수 응답이 가능했던 설문조사에서 각각 17명과 16명의 감독이 이 항목들을 택했다. 심판 역할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판정 논란은 불가피하다고 본 감독도 8명이나 됐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 감독은 "심판이라는 직책이 지닌 막중한 책임감과 특수성, 현장에서의 고충을 깊이 공감하고 존중한다"면서도 "제도적 투명성이나 뚜렷하게 자정되고 발전해 가는 과정이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다 보니 신뢰도가 줄어 작은 이슈도 크게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감독은 "심판은 실수할 수 있고, 비디오 판독으로 검증하는 과정에서도 실수할 수는 있지만 같은 상황에서 다른 판단이 지속되면 심각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관리 주체(대한축구협회)가 방어만 하지 말고,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해 공개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한 감독도 있었다.

이밖에 '특정 팀에 불리하거나 혹은 유리한 판정을 내리는 심판이 있다고 느끼는가'에 대한 질문엔 27명(2명 기권)의 감독 중 무려 12명이 '있다'고 답했고, 13명은 판단 유보로 직접적인 답을 피했다. '그런 심판이 없다'고 답한 감독이 단 2명에 불과했다는 점은, 심판계도 곱씹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스타뉴스 창간 22주년 기획 설문조사에서 외국인 심판 도입에 찬성한 K리그1·K리그2 감독은 29명 중 15명이었고, 4명은 반대 의견을 표했다. /AI 제작 이미지
외국인 심판 도입·비디오 판독 요청 제도 감독들 다수 '긍정적'

K리그 심판 판정 논란이 나올 때마다 불거지는 '외국인 심판 도입' 관련 질문엔 K리그 29명 가운데 15명이 찬성했고, 10명은 판단 유보, 4명은 반대를 각각 택했다.

외국인 심판 도입에 찬성한 한 감독은 "K리그가 외국인 선수와 외국인 감독을 통해 리그 전체 수준을 높여온 것처럼,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체계적인 방안만 뒷받침된다면 외국인 심판 인력이나 선진 판정 기술의 도입에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도 좋은 발전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감독이 심판에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는 '축구 비디오 지원(Football Video Support)', 이른바 FVS 도입에는 모든 감독이 긍정적이었다. FVS는 지난해 10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도 시행됐던 제도다. 감독은 한 경기에 최대 두 차례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고, 주심은 감독 요청 시 이를 거절할 수 없다.

이미 FIFA 주관 대회뿐만 아니라 유럽 일부 리그에 도입된 제도이자, 국내 프로야구나 프로배구 등 스포츠에서는 '챌린지' 등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 제도이기도 하다. K리그 감독 29명 중 9명은 이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고, 나머지 20명도 있으면 좋다고 답했다. '이 제도가 필요 없다'고 답한 감독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현장에서 이 제도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건, 결국 비디오 판독에 대한 불만이 자리하고 있다. 한 감독은 "심판들이 현장의 의견을 존중하고, 비디오 판독도 한 번 더 심사숙고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감독은 "모든 경기에 어려움은 있겠지만 조금 더 VAR 활용을 적극적으로, 또 투명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스타뉴스 창간 22주년 기획 설문조사에서 감독의 비디오 판독 요청 제도(FVS)가 필요없다고 답한 K리그1·K리그2 감독은 단 한 명도 없었다. /AI 제작 이미지

이처럼 K리그 판정 논란은 끊이지 않고, 판정 주체인 심판들에 대한 현장의 불만과 불신 역시 커져만 가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들은 같은 축구인으로서 심판들의 고충을 최대한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 잘못된 판정(오심)을 문제라고 지적한 감독이 29명 중 단 5명에 불과하고, K리그 감독 다수가 설문조사 과정에서 심판들에 대한 존중을 언급했을 정도다.

판정의 정확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장이 더 바라는 건 결국 형평성이다. 같은 상황에 다른 판정이 나오는 게 아니라, 최대한 같은 판정이 나와야 적어도 불만이나 불필요한 오해와 줄일 수 있다는 게 모든 감독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리고 그 불만과 오해를 줄일 수 있는 비디오 판독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는 것, 그리고 판정 과정에서 선수·벤치 등에 존중의 자세를 보여달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들이다.

K리그 한 감독은 "최근 심판위원장(문진희 전 위원장) 청문회 이후 심판분들께서 소신껏 판정하는 분위기를 현장에서 느끼고 있다"면서 "축구는 본질적으로 경합하며 팬들에게 희열을 느끼게 해주는 스포츠다. 심판분들이 경합인지 파울인지 명확하게 판단하셔서, 경기 흐름을 살리면서 흥미진진한 경기를 만들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사령탑은 "아시아 무대를 경험해 보면 한국 심판들의 기량과 수준이 결코 낮지 않으며, 오히려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느낄 때가 많다"며 "훌륭한 역량을 지닌 심판들에게는 더 큰 동기부여와 보상을 제공하고, 보완이 필요한 심판들에게는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 제도가 조속히 마련돼 K리그 심판진의 위상이 더욱 굳건해지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최근 판정에 대해 언론과 대중의 비판 의식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연맹(협회)과 심판진이 열린 자세로 진일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러한 거센 목소리도 곧 지지와 응원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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