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승에도 여전히 가을야구를 외치는 건 다소 허황된 소리로 들린다. 그러나 한화 이글스는 아직 '포기'를 외치지 않았다.
김경문(68)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19-3 대승을 거뒀다.
9연패를 끊어낸 뒤에 5연승을 질주했다. 올 시즌엔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 8월 28일(키움전)로 거슬러 올라가 무려 1년여, 정확히 377일 만에 이뤄낸 쾌거다.
올 시즌 한화의 행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긴 연패와 달리 5연승 한 번 없이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특히 8월 극심한 부진 속에 5강 경쟁권에서 멀어졌다. 김경문 감독은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도 입버릇처럼 "연패가 있으면 연승할 때가 올 것"이라고 긍정론을 보였다. 부정적인 생각은 우려를 키운다는 지론 때문이었다.
경기 전 김 감독은 "그동안 너무 못했다. 마지막에 부지런히 잘해야 한다"며 "아직 마이너스가 많으니까 선수들과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간절히 기다려온 5연승까지 너무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5연승과 함께 54승 65패 3무를 기록한 7위 한화와 5위 두산 베어스와 승차 7경기로 여전히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완벽한 투타 밸런스 속 흠을 잡을 데 없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행보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선발 왕옌청이 6이닝 동안 92구를 던져 7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쳐 시즌 11승(5패)을 수확했다. 완벽한 투구는 물론이고 스스로 빼어난 수비로 병살 플레이를 2개나 만들어낸 것도 주요했다.
타선은 불을 뿜었다. LG는 메이저리그(MLB)에서 112승을 거두고 지난달 팀에 합류해 엄청난 존재감을 뽐낸 카를로스 카라스코를 등판시켰는데 1회말 선취점을 뽑아내더니 4회말 제구가 흔들리는 카를로스를 집요하게 공략했다. 무사 만루에서 허인서의 2타점 적시타, 심우준의 1타점 적시타로 4-1로 점수 차를 벌렸다. 결국 4회 만에 카라스코를 강판시켰다.
5회엔 존 케네디와 고우석을 연달아 공략하며 2점을 더 추가해 승기를 잡았다. 8회엔 LG에 KO 펀치를 날렸다. 허인서의 2타점 적시타와 한지윤의 몬스터월을 넘기는 커리어 첫 그랜드슬램을 포함 타순이 2바퀴를 돌며 12점을 더했다.
5연승이 확정된 뒤 김 감독은 "왕옌청이 좋은 투구로 상대 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주면서 팀의 승리에 좋은 기여를 해줬다. 훌륭한 피칭 칭찬해주고 싶다"며 "타선도 끈기 있는 모습으로 연승을 이어가는 집중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