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현·전달체 자체개발… 2년 내 플랫폼 확보 등 목표
내년 임상3상이 사업성패 좌우… 추가예산 확보 필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기인 6년 전과 지금의 기술력은 하늘과 땅 차이죠. 분명 다를 겁니다."
남재환 국립보건연구원장(사진)은 지난 2일 충북 청주시 본원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국내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기술력에 대해 이같이 공언했다. 올해 1월부터 연구원을 이끄는 그는 바이러스 연구경력 30년 이상의 전문가이자 질병관리청 mRNA 백신 개발사업의 총괄책임자다. 남 원장은 "지금은 2020년 대비 mRNA 백신의 연구자 규모부터 다르다"며 "현재 기술력이라면 우리나라도 충분히 백신 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2015년부터 mRNA 백신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 남 원장은 국내에 이 분야를 사실상 처음 알린 인물로 꼽힌다. mRNA 백신의 핵심 요소인 발현체와 전달체(지질나노입자·LNP)를 자체개발하고 국내 첫 개인 맞춤형 mRNA 기반 암백신 전임상 단계에서 항암효과를 입증하는 등 체계화된 연구모델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국책사업은 코로나19 mRNA 백신 전량 국산화와 신속개발 mRNA 플랫폼 확보 등 주요 과제를 앞으로 2년 내에 마치는 게 목표다. 사업에 참여한 GC녹십자와 한국BMI 컨소시엄이 각각 임상2상과 1상에 진입했다.
남 원장은 국산 mRNA 백신모델의 활용범위를 치료제로도 넓힐 계획이다. 우선 '항체 라이브러리' 구축에 나선다. 이는 항체 유전서열과 아미노산 배열정보를 담는 일종의 '보관창고' 개념이다. 유통기한이 정해진 항체 자체와 달리 항체를 만들어내는 '데이터'는 수십 년 이상 보관할 수 있다. 통상 항체 1개를 만드는 데 최소 60억원 이상이 투입되고 보관기간은 최대 3년 남짓에 그친다.
남 원장은 "바이러스 항체 자체를 미리 장기간 보관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항체 서열 데이터라면 얘기가 다르다"며 "항체 라이브러리와 mRNA 플랫폼을 활용하면 어떤 바이러스가 와도 3주 안에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028~2029년 예방용 백신 임상3상 완료와 2030년 항체치료제 임상진입을 목표로 한다. 현재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의 mRNA 항체치료제 연구도 진행하며 관련치료 효과를 입증한 논문도 준비 중이다.
다만 국산 백신의 성과를 위해 예산은 더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산 mRNA 백신의 임상3상을 계획한 내년은 이번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시기다. 관련 내년 정부예산은 405억원으로 올해(264억원) 대비 증액됐지만 통상 수년에 달하는 3상의 기간을 크게 단축해 추진하는 데다 평균 투입비용이 수천억 원에 달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추가 예산확보가 불가피해 보인다. 남 원장은 "국민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고 관련 성과 등을 통해 국립보건연구원을 더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