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로베르트 모레노(49·스페인) 임시 감독 체제로 새 출발에 나선다. 모레노 감독은 오는 13일 입국해 처음 한국땅을 밟은 뒤, 다음날 충남 천안의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겸한 9~10월 A매치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을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할 예정이다. 홍명보 전 감독의 불명예 퇴진 이후 시작되는 새로운 사이클이다.
월드컵이 끝나고, 새로운 체제에 돌입한 만큼 대표팀 구성에도 적잖은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던 선수들이 우선 중심이 되겠으나 모레노 감독이 변화 폭을 얼마나 가져가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술 변화에 따라 선수 구성에 변화가 생길 수 있고, 같은 기간 소집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차출에 따른 변화, 평가전 2연전이 아닌 4연전에 따른 대표팀 인원 확대 등 변화 폭은 생각보다 클 수 있다.
특히 홍명보 감독 시절 사실상 외면을 받았던 선수들, 혹은 최근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좋은 선수들에게는 대표팀 사령탑 교체와 맞물려 태극마크의 꿈을 다시 키워볼 기회다. 이번 4연전에서 부름을 받고 좋은 활약까지 펼친다면, 오는 11월 평가전까지도 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모레노 감독이 이미 K리그 선수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미 자주 거론되는 이승우(전북 현대)나 정승원(FC서울)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최근 소속팀 활약뿐만 아니라 이미 이전에도 꾸준한 존재감을 보이며 대표팀 승선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린 바 있다. 다만 홍명보 감독에게는 사실상 외면을 받았다. 이승우는 지난 2024년 10월 대체 발탁을 통해 처음 홍명보호에 승선한 뒤 한 경기 3분 교체 출전 이후 대표팀에서 멀어졌다. 정승원 역시 지난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대체 발탁돼 처음 홍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가 2경기 교체 출전을 끝으로 외면을 받았다.
이승우나 정승원은 최근 소속팀 활약뿐만 아니라 양현준(셀틱FC) 엄지성(스완지 시티) 등 2선 자원들의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과 맞물려 더욱 A대표팀에 가까워진 분위기다. 단순히 승선뿐만 아니라 A매치 2연전이 아닌 4연전인 만큼 출전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 또한 이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대요소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2선 공격 자원 김대원(강원FC)을 비롯해 중원 김봉수(대전하나시티즌)나 서재민(인천 유나이티드) 등이 K리그에서 꾸준하게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자원들로 주목을 받고 있다. 측면 수비수 자원으로 김진수(서울)나 조현택(울산 HD), 골키퍼 중에서는 구성윤(서울)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모레노 감독이 최근 K리그 경기들을 확인했다면 이들 대부분 A대표팀에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
국내뿐만이 아니다. 스코틀랜드 레인저스FC로 이적해 등번호 10번을 받고 맹활약 중인 김민수를 필두로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 역시도 홍명보 감독 퇴진, 새 감독 취임 등 달라진 대표팀 분위기 속 깜짝 승선을 기대해 볼 만하다. 새롭게 팀을 옮긴 뒤 활약하고 있거나, 한때 A대표팀에 승선하다 홍명보 감독 체제에선 태극마크와 멀어졌던 해외파들의 재승선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홍명보호에 대한 실망이 워낙 컸던 만큼, 결국 새 대표팀 구성 변화 폭과 '모레노호' A대표팀을 향한 기대감은 비례할 전망이다.
모레노호는 14일 명단 발표 후 21일 소집돼 첫 훈련에 나선다. 이후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에콰도르전을 통해 모레노 임시 감독 데뷔전을 치른다.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우루과이, 내달 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선 베네수엘라, 그리고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격돌한다. 모레노 감독은 11월까지 평가전 6경기만 임시로 지휘한다. 이후 평가를 거쳐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지휘 여부가 결정된다.